[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너도 나도 받지 못할 편지 - 세월호 생각하며, 석정희

석정희 승인 2022.04.22 09:22 | 최종 수정 2022.04.23 10:50 의견 0

너도 나도 받지 못할 편지
       - 세월호 생각하며-
                                석정희

 

 

안개 속에 떠나는 게 아니었지
물질에 눈 어둔 사람들의 볼모 되어
내어다 볼 수 없는
깊이도 너비도 알 수 없는
밤 바닷길을 떠난 너
꿈에 부푼 동아리들
병아리처럼 종알대듯
얼마나 기쁜 시간이었을까
새벽이 동틀 무렵
기우는 배와 함께 잠겨야 했던
너희들 부르짖음 듣는다
어둑한 바다 속에서
들리는 비명은 모두가 모음
모음으로 시작하여 모음으로 끝나는
비명이 가슴 찢는다
그 모나지 않은 모음이
칼끝이 되어 가슴을 후빈다
결코 앓는 소리 아니게
부르짖는 아픈 소리여
그 믿음 외면한 우리는
너희들 앞에 할 말이 없다
우리 이제 받을 수도 전할 수도 없는
이 몇 줄 글에 담아 띄우는 마음
탯줄로 이어지던 너와 나의 마음이니
봉오리 속에 품은 맑은 향기
바다를 채우고 하늘에 번져라

 

난석 석정희 시인
난석 석정희 시인

◇석정희 시인은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미주시문학 백일장에서 '장원'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유관순 문학대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글로벌최강문학명인대상, 탐미문학 본상, 대한민국예술문학세계대상, 제18회 대한민국통일예술제 문학대상 외
▷시집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The River》(영문시집), 《나 그리고 너》,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가곡집 《사랑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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