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지난주는 추석연휴라 한 주 쉬었는데, 1주일 만에 무더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온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을 전해주실 건가요?
--> 이젠 완연한 가을날씨인데, 생각해보면 불과 2, 3일 전만 해도 30도가 넘는 한여름 날씨였었죠. 올해 여름은 무더웠고, 그 기간도 길었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Q2. 올 여름이 유난히 무더웠고 길었다는 데 대해 거의 모든 사람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다들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후변화라는 주제가 여느 때보다 관심이 가네요. 어떤 건지 소개해주시죠.
--> 두 건인데요, 하나는 지난 4억8500만년 동안 지구의 기온을 재구성한 연구이고요, 다른 하나는 지구의 미래 기상을 예측한 연구인데, ‘이대로 가면 20년 내에 전 인구의 70%가 극심한 기후변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Q3. 지구의 과거와 미래의 기온변화와 미래의 기후에 관한 예측이네요. 혹독한 여름을 거친 우리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주제네요. 앞의 연구, 과거 지구의 기온은 어땠는지부터 소개해주시죠.
--> 미국 애리조나대학과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에밀리 저드 박사가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 내용입니다. 고생대 캄브리아기 다음 오르도비스기부터 지금까지 4억8500만년 동안의 지구 기온의 역사를 재구성했습니다. 이는 각종 지질학적 데이터와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4억8500만년 간의 지구평균표면온도(GMST)를 재구성한 결과(PhandDA)를 공개한 것이죠.
Q4. 4억8500만년 간의 지구 기온의 역사라! 미래의 기온을 예측하는 것도 어렵지만 먼 과거의 기온을 재구성하는 것도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구체적인 방법론은 일단 생략하고, 우선 재구성된 기온의 역사 내용이 궁금합니다. 그 기간 평균 기온은 어땠나요?
--> 지난 4억8500만년 동안 지구 기온은 11~36도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 빙하기가 약 11만5000년에서 1만1700년까지 약 10만년 동안 지속됐는데, 이때 평균 기온이 최소인 11도였고, 9300만년에서 8900만년 전의 기간에는 최대값 36도로 나왔습니다.
Q5. 11~36도라니 지금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또 빙하기 때는 지구 전체가 영하의 날씨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을 말하는 것이니까 지역마다 좀 다르겠지요.
--> 그렇습니다. 열대지역 기온은 22~42도를 기록했습니다. 인류가 아프리카 열대지역에서 탄생했다고 하는데, 고대 생명체들이 극심한 더위를 견디도록 진화했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이 밝혔습니다. 추운 날씨보다 따뜻한 날씨가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25도에서 36도 사이가 전체의 41%를 차지했고, 평균 기온이 11도에서 22도 사이의 시원한 단계는 31%, 나머지 27%의 시간은 둘 사이의 전환 기간이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대부분 생물의 열 한계는 35~40인데, 당시에 따뜻한 달에 45도 이상 더워지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열대지방은 이전에 가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6. 오늘날은 지구 기온 역사의 어떤 국면인가요?
--> 오늘날은 지구 기온의 역사로 볼 때 시원한 기후 단계라고 합니다. 약 3300만년 전 올리고세가 시작된 이래 지구의 기후는 비교적 시원했습니다. 오늘날 평균 기온은 15도인데, 4억8500만년의 평균 기온은 24도였다고 합니다. 공동연구자인 애리조나대학의 제시카 티어니 교수는 “인간과 오늘날 지구 생명체는 추운 기후에 더 잘 적응한다”고 했습니다.
Q7. 지구 기온의 역사에서 기온의 변화의 요인은 무엇인가요?
--> 이번 연구에 따르면 지구 평균표면온도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확인됐습니다. 이산화탄소가 기온을 결정하는 지배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배 증가할 때 기온은 최대 8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기후변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라는 게 재확인된 것이죠.
Q8. 지구 기온의 역사로 볼 때 시원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온난화가 계속되는 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방출 같은 ‘인간의 영향’임이 분명한 것 같네요. 자 그렇다면 오늘 두 번째 주제, 지구 기후의 미래 예측을 들어볼까요?
--> 노르웨이국제기후연구센터(CICERO)의 기후과학자 칼리 일스(Carley Iles) 연구팀의 기후모델링인데, 최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된 것입니다. 이대로 가면 20년 안에 전 세계 인구의 75%가 극심한 기후 변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Q9. 4명 중 3명이 ‘극심한 기후변화’에 직면한다니 섬찟한 경고로 들리는데, ‘극심한 기후변화’를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어떤 게 있나요?
--> 폭염, 혹한, 폭설, 홍수 같은 거죠. 이게 모두 기온상승과 관련 있는데, 기온상승이 화재, 홍수, 폭풍 및 가뭄을 초래해 농작물 황폐화와 질병을 초래합니다. 현재는 전 인구의 10~20% 정도가 ‘극심한 기후변화’에 직면한 것으로 봅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보아온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극단적인 날씨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유럽의 기후서비스인 코페르니쿠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지구는 기록상 가장 더운 북반구 여름을 보냈다고 해요. 이전 기록은 바로 지난해였습니다.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는 셈이죠.
Q10. 큰일이네요. 이를 막을 방법은 없나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우드웰기후연구센터의 기후과학자 제니퍼 스랜시스는 “폭탄이 쿵광거리고 총성이 난무하는 전쟁 지역에 사는 사람들처럼 사람들은 경보음과 공습 사이렌이 도처에서 울리는데도 귀를 막고 있다.”고 했어요. 기후위기가 눈앞에 닥쳤는데도 많은 국가와 사람들이 팔장만 끼고 있다는 걸 풍자한 거죠. 연구팀은 “향후 20년 동안 잠재적으로 전례 없는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완화와 적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완화’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 에너지 효율 개선, 탄소흡수원 보호 및 확대를 말하고 ‘적응’은 재해 대비 인프라 강화, 농업 및 식량 안보 강화, 생태계 보호를 의미합니다.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갖고 단디 하라는 얘깁니다.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 / 대표기자>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