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노란 은행 잎 / 조정숙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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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13:38 | 최종 수정 2020.12.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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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은행 잎 / 조정숙
늦가을 정취에 황금빛 비를 뿌리고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어
바스락 소리에 발길을 멈추었다
계절의 무게에 조각조각
다 찢어지고 갈라지기 전
책갈피에 넣어둘 일이다
한 잎 두 잎 황금빛 얼굴에
금빛 왕관을 씌워 둘
추억의 발자취 되새기듯이
내년 이맘때 그대와의 약속
다시금 찾을 것이다
별빛조차도 보이지 않는 밤
가로등 불빛 사이로
은은하게 비춘 네 모습
제 몫을 다하기 위해
황금빛 물든 가로수 길
눈부시도록 피워내는 것일까
그토록 뽐내다 흙으로 가는 것을
우리의 인생도 때가 되면 낙엽처럼
떠나는 것을요
자연 앞에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
<시작노트>
샛노란 은행 단풍잎은
사랑을 한 몸에 다 받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아쉬움에
책갈피에 넣어 한 번씩 본다
우리의 삶은
한번 가면 볼 수 없어
좋은 인연과 자연을 즐기며
소풍 온 듯
추억 여행을 하기도 한다
◇조정숙 시인은
▷2018년 한양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2019년 한양문학 시 부분 최우수상 수상
▷現 한양문인회 이사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시와늪문인협회 정회원
▷시와늪문학관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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