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33) - 부모 형제간에 베푼 은혜와 받은 은혜를 따져 생각한다면 이는 장사치의 주고받음과 다를 바가 무엇이랴!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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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1 20:14 | 최종 수정 2021.05.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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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 부모 형제간에 베푼 은혜와 받은 은혜를 따져 생각한다면 이는 장사치의 주고받음과 다를 바가 무엇이랴!
부모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하고, 형은 우애 있고 동생은 공경하여
설사 지극한 경지에 이르더라도 이는 당연히 그러해야 함이니
털끝만큼이라도 감격할 일이 아니다.
만일 베푸는 자가 덕으로 여기고 받는 자가 은혜로 여긴다면
이는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 다름이 없으니
바로 장사꾼의 거래가 되고 마는 것이다.
- 終(종) : 본래 ‘마침내, 결국’ 이란 뜻이나, 여기서는 ‘비록, 설사’ 가 더 합당함.
- 做到極處(주도극처) : 지극한 경지에 도달함.
- 俱是(구시) : 모두 ~이다(하다).
- 合當如此(합당여차) : 이와 같음이 합당하다,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
- 著不得(착부득) : ~로 볼 것이 못됨, ~로 볼 것이 아님. * ‘著不得 ~念頭’ 로 ‘ ~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는 문장형식이다. 도치하여 ‘不得著(부득착)’ 으로도 쓴다.
- 一毫(일호) : 털끝만큼, 아주 조금.
- 感激的念頭(감격적염두) : 감격스런 생각, 감격하는 마음.
- 如(여) : 만일.
- 施者(시자) : 은혜를 베푸는 사람.
- 任德(임덕) : 스스로 덕을 베풀었다고 여김(自任함).
- 受者(수자) : 은혜를 받은 사람.
- 懷恩(회은) : 은혜를 입었다고 여김.
- 路人(로인) : 길에서 오다가다 우연히 만난 사람, 남(他人)을 말함.
- 市道(시도) : 장사꾼의 도리, 곧 거래의 관계.
- * 『사기(史記)』 염파전(廉頗傳)에 ‘天下以市道交(천하이시도교) 君有勢我則從君(군유세아즉종군) 君無勢則去(군무세즉거) - 천하 사람들은 장사꾼의 도리로써 사귑니다. 당신에게 세도가 있으면 당신을 따르고 당신에게 세도가 없으면 떠나갑니다.’
◈ 『예기(禮記)』 예운편(禮運篇)에
何謂人情(하위인정) 喜怒哀懼愛惡欲(희노애구애오욕) 七者弗學而能(칠자불학이능)
- 무엇을 사람의 정(情)이라고 하는가? 기뻐하고 성내고 슬퍼하고 두려워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하고자 하는 심정이 그것이다. 이 일곱 가지는 배우지 않아도 능한 것이다.
何謂人義(하위인의) 父慈(부자) 子孝(자효) 兄良(형랑) 弟悌(제제) 夫義(부의) 婦聽(부청) 長惠(장혜) 幼順(유순) 君仁(군인) 臣忠(신충) 十者謂之人義(십자위지인의)
- 무엇을 사람의 의(義)라고 하는가? 어버이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하고, 형은 어질고, 동생은 공경하고, 남편은 의롭고, 아내는 유순(柔順)하고, 어른은 은혜롭고, 아이는 순종하고, 임금은 인자하고, 신하는 충성을 다한다. 이 열 가지를 사람의 의라고 한다.
講信修睦(강신수목) 謂之人利(위지인리). 爭奪相殺(쟁탈상살) 謂之人患(위지인환). 故聖人之所以治人七情(고성인지소이치인칠정) 修十義(수십의) 講信(강신) 修睦(수목) 尙慈讓(상사양) 去爭奪(거쟁탈) 舍禮何以治之(사례하이치지).
- 신의를 강습하고 화목한 것을 닦아 익히는 것을 사람의 이라고 하고, 다투고 빼앗고 서로 죽이는 것을 사람의 환난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성인이 사람의 칠정을 다스리고 십의를 닦으며 신의를 강습하고 화목한 것을 수습하며 자애하고 겸양하는 덕을 숭상하며 쟁탈을 제거하는 데 있어서 예를 버리고 무엇으로 다스릴 수 있겠는가!
※ 후한(後漢)의 훈고학자(訓詁學者) 정현(鄭玄 127~200) 선생이 이 대목을 두고 주(注)를 달기를 <極言人事(극언인사) - 사람의 일을 모두 다 말했다> 라고 했는데 정말 그러하지 않은가!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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