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26) - 아무리 일에 능하다 할지라도 이는 일 없음만 못하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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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2 15:50 | 최종 수정 2021.08.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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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 아무리 일에 능하다 할지라도 이는 일 없음만 못하다
낚시는 한가한 일이나 오히려 죽이고 살리는 권세를 쥐고 있고
바둑과 장기는 고상한 놀이이지만 승패를 다투는 마음을 일으킨다.
이로써 알 수 있으니,
일을 즐기는 것은 일을 덜어 한가히 지냄만 못하고
재능이 많음은 무능하여 본마음을 온전히 하는 것만 못하다.
- 釣水(조수) : 낚시. ‘釣水魚’ 의 줄임말으로 ‘釣魚’ 라고도 한다.
- 逸事(일사) :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한가함을 즐기는 일. 逸은 ‘한가하다’.
- 尙(상) : 오히려.
- 生殺之柄(생살지병) : 살리고 죽이는 것을 마음대로 하는 권세. 柄은 ‘자루’, 즉 권세를 뜻함.
- 奕棊(혁기) : 바둑과 장기. 일반적으로 바둑과 장기를 통틀어 칭하는 말이다. 奕은 弈과 통용. 棊는 棋와 碁로도 표기함.
- 淸戱(청희) : 고상한 놀이.
- 且(차) : 또, 또한.
- 可見(가견) : 가히 ~함을 알 수 있다. 이로써 ~함을 깨닫게 된다.
* 可見이 걸리는 부분은 뒷부분 전부이다. ‘可見’ 을 직역하자면 ‘볼 수 있다/알 수 있다’ 이나 문장의 앞에 나와 뒷부분을 전부 목적어로 삼는 일종의 관계사절로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영어의 ‘I think that / It seems that / It seems to be’ 와 같은 구문이다. 그래서 본문에서 可見을 일부러 띄웠으며, 굳이 토를 달자면 ‘可見하나니’ 정도로 붙일 수 있을 것이다.
- 省事(생사) : 일을 줄임, 일을 덜어냄. 省은 ‘살필 성’ 이나 이 경우에는 ‘줄일 생’ 으로 읽어야 한다. 생략(省略).
- 適̖(적) : 한가로이 지냄. 유유자적(悠悠自適).
- 全眞(전진) : 본연의 마음-천진(天眞)을 보전함. 참마음을 온전히 지킴.
◈ 『명심보감(明心寶鑑)』 성심편(省心篇)에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 1017~1073) 선생 말씀에
巧者言(교자언) 拙者黙(졸자묵), 巧者勞(교자로) 拙者逸(졸자일), 巧者賊(교자적) 拙者德(졸자덕). 巧者凶(교자흉) 拙者吉(졸자길).
- 재주 있는 자는 말이 많고 재주 없는 자는 침묵을 지키며, 재주 있는 자는 수고롭고 재주 없는 자는 한가하며, 재주 있는 자는 도둑질을 하고 재주 없는 자는 덕이 있으며, 재주 있는 자는 흉하고 재주 없는 자는 길하다.
* 巧者拙之奴(교자졸지노) -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 없는 사람의 부림을 받는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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