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27) - 꽃 피고 새 울어도 이는 한때의 모습일 뿐, 잎 지고 앙상한 풍경이야말로 천지의 참된 모습일레라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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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5 11:02 | 최종 수정 2021.08.1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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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 꽃 피고 새 울어도 이는 한때의 모습일 뿐, 잎 지고 앙상한 풍경이야말로 천지의 참된 모습일레라
꾀꼬리 울고 꽃이 피어 산과 골이 아름다워도
이 또한 하늘과 땅의 한 때의 헛된 모습일 뿐,
물이 마르고 잎이 져서 바위와 돌이 앙상하게 드러나면
이것이 곧 천지의 참 모습이로다.
- 鶯(앵) : 꾀꼬리. 鶯은 꾀꼬리, 鸚은 앵무새, 櫻은 앵두나무. 鸚鵡(앵무)
- 濃(농) : 짙다, 우거지다, 무성하다. 濃淡(농담) 濃縮(농축)
- 艶(염) : 곱다, 아름답다(色視하다). 濃艶(농염) 艶聞(염문)
- 鶯花茂(앵화무) : 꾀꼬리가 울어대고 꽃이 만발함.
- 幻境(환경) : 거짓 모습.
- 水木落(수목락) : 물이 줄어들고 나뭇잎이 떨어짐.
- 瘦(수) : 파리하다, 마르다, 여위다. 瘦瘠(수척)
- 石瘦(석수) : 돌이 앙상하게 드러남.
- 崖(애) : 언덕, 벼랑(낭떠러지), 모서리, 경계(境界).
- 崖枯(애고) : 초목이 시들어 언덕이 메마른 모습을 드러냄.
- 纔(재) : 겨우, 비로소, 이야말로.
- 見(현) : 나타나다, 드러나다, 보이다.
- 眞吾(진오) : 자신의 참된 모습.
◈ 주자(朱子)의 「사시독서락(四時讀書樂)」중 겨울(冬) 시에
木落水盡千崖枯 (목락수진천애고) 나뭇잎 지고 물도 말라 모든 풍경 쓸쓸한데
逈然吾亦見眞吾 (형연오역견진오) 아득히 멀어 참된 내 모습을 보네
坐對韋編燈動壁 (좌대위편등동벽) 주역을 앉아 읽으니 가물거리는 등불은 벽에 어리고
高歌伴夜雪壓廬 (고가반야설압려) 낭랑히 읊조리니 밤은 깊어 오두막 지붕엔 눈이 쌓이네
地爐茶鼎烹活火 (지로다정팽활화) 땅화로엔 찻물 끓이는 불길 활활 타오르고
一淸足稱讀書者 (일청족칭독서자) 오로지 한 평생 책 읽는 자란 소리로 족하나니
讀書之樂何處尋 (독서지락하처심) 책 읽는 즐거움을 어디에서 찾을까
數點梅花天地心 (수점매화천지심) 몇 송이 매화만이 천지의 마음이런가
- 逈然(형연) : 아득히 먼 모양. 逈(멀 형) * ‘嗒然(탑연)’ 이라 되어 있는 문헌도 있다. 嗒(멍할 탑)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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