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석
승인
2018.12.07 13:59 | 최종 수정 2018.12.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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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에서 자동차를 생산할거냐 말거냐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직접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는 한국의 주력 제조업의 투자를 어떻게 돌려 놓을 것이며,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어떤 모델을 통해 지양할 것인가가 쟁점이다.
현대자동차는 광주에서 자신이 원하는 조건으로 생산을 할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다. 울산공장의 생산여력이 충분하다. 광주에 새 공장을 신설할 특별한 유인이 없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유지를 위해 대체투자만 해도 충분하다. 해외수요는 해외투자로 해소하는 게 현대차에 유리하다.
광주시(더 정확히는 여당)의 입장에서 어떻게든 성사시키려니 현대차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여러 부분에서 일이 꼬인다. 애초에 설계된 임금모형은 결코 나쁜 일자리가 아니다. 문제는 현대차에 의존해서 사업을 기획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한국 산업의 장기적 미래와 제조업 투자유인을 고려하며 노동자들의 협상전략도 짜야한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지금까지 산업전략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투쟁사업장 지원이 민주노총의 고유한 임무였다.
왜 산업전략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냐면, 산업전략은 사용자 측이 짰었고(페친님들이 싫어하는 재벌!!), 그 전략은 2010년도 이전까지 매우 성공적이었고, 노조는 성공적인 산출 성장 하에서 임금만 올리면 되었다. 기업들은 임금 올리는 노조을 속이기 위해 항상 경영위기를 들먹였고.
그런 와중에 세계 수요의 감소와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 심화, 완성차를 비롯한 주력대기업의 제조원가 대비 임금비용 상승, 제조업 국내 투자 회피가 지속되어 온 것이다. 그리고 중소기업부터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 현실에 대해 민주노총은 여전히 아무런 고민이 없다. 현재 조직된 노동자들의 이익 실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투쟁하는 노동자의 정당성만을 지속적으로 주장할 뿐이다. 제조업 고용 지체, 투자 지체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이는 현재 고용된 노동자들의 이해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금속노조의 제일 우스꽝스러운 주장은 경제위기 재벌책임론이다. 그동안 노조는 위기 진단- 대안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왔는지 상기해 보시라. 한 것 하나도 없다.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 재벌가가 문제라는 투의 상투적인 입발린 소리다. 노조는 오로지 임금인상에만 관심을 두었다.
이것이 실질적인 쟁점이다. 쟁점을 회피하지 말라. 노총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도 우리는 진지하게 토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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