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60)비상식적 코드를 쓰는 음악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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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0 11:43 | 최종 수정 2020.03.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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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 1. 비상식적 코드를 쓰는 음악
나는 요즘도 책을 보면서 화성학을 독학 중이다.
도레미파솔라시도 안에 반음까지 해서 12음계가 있는데 이 안에 우주가 있다.
화성학을 좀 알고나니 내가 기타치며 노래부를 때 잡는 코드가 어떤 성질의 코드인지 안다.
한 예로 요즘 유라이어 힙이라는 1970년대 영국 밴드가 부른 ‘Rain'을 연습하는데 그동안 터득한 화성학이 유용하였다.
애절하게 들리는 이 노래는 C 메이저 음계의 곡이다.
이 음계의 다이아토닉 코드는 3화음 코드로 따졌을 때 C Dm Em F G Am Bdim 코드다.
그런데 노래 중간에 Ab과 Eb 코드가 나온다.
화성학을 모를 때는 그냥 그러려니 쳤지만 이젠 안다.
이런 묘하며 요상한 코드들은 C 메이저 음계와 같은 으뜸음인 C 마이너 음계의 다이어토닉 코드들에서 빌려 온 코드다.
한 마디로 메이저를 마이너 모드(mode)로 바꾼(interchange) 모달 인터체인지 코드다.
이런 비상식적·비정형적·비일반적 코드들을 쓰면서 아름다운 음악을 멋지게 만든 작곡자의 우아한 기획창의력에 경의를 드린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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