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29) 코드 펑션에 따른 코드의 진행

박기철 승인 2021.02.27 17:28 | 최종 수정 2021.02.27 17:32 의견 0
화성학의 요체가 담긴 그림
화성학의 요체가 담긴 그림

화성학 학생들에게 바이블과 같은 책이 있다. 마쯔다 마사(松田昌)가 쓰고 故길옥윤이 번역한 『경음학 편곡법』이다. 똑같은 제목과 똑같은 표지의 다른 책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최근 『재즈화성의 기초지식』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이 책에 7개 다이아토닉 코드들인 ⅠM7, Ⅱm7, Ⅲm7, ⅣM7, Ⅴ7, Ⅵm7, Ⅶm7(♭5)이 각각 으뜸화음(Tonic), 딸림화음(Dominant), 버금딸림화음(Sub-Dominant)인 세 가지 코드 펑션 중 어디에 속하며 어떻게 왔다갔다 하는지를 나타내는 그림이 있다. 7개 다이아토닉 코드가 아닌 논(Non)다이아토닉 코드들도 이리저리 반음들을 오묘하며 희한하게 굴려서 나왔더래도 무조음악이 아니라 조성음악이라면 결국 저 그림 속 흐름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 화성학의 요체는 이 그림 하나에 담겨있다. 으뜸인 집과 딸림인 일터와 버금딸림은 놀이터을 왔다갔다 하는 우리 삶도 이 그림과 큰 맥락에서 비슷한 점이 아주 많을 줄로 안다. 그렇게 인생과 음악은 비슷하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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