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남은 반원 / 박미서
박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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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09:47 | 최종 수정 2019.06.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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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반원 / 박미서
현絃의 무지개 소리,
가장자리 너머의 구슬잔은
반원의 넓은 구름 속에 있다.
고고한 검고 흰사슴들의
아름다운 덕목을 수신하듯
태양수에 감도는 이슬들
뭉그러진 이끼색 나무둥치,
나비의 정령 빛 성전과
백록의 색채들 한가운데에
주렁주렁 완성의 시침時針,
너그러운 나뭇가지
점묘들의 지혜를 감싼다.
거두고 쏟아내는 굳센 흰 별들,
뒤따르던 번개의 순간처럼
둥근뿔꽃 속에 번져온다.
불안을 극복한 그리움,
금관을 쓴 참죽나무처럼
울려 퍼지는 현絃 ...
건실한 걸음 일곱 매듭의
소식들, 푸른 구슬에 다달은
달빛 솟대의 비상을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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