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가을의 부호 / 박미서
박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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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4 17:34 | 최종 수정 2019.09.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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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부호 / 박미서
뜨거웠던 지신地神의
문턱을 넘어
붉은 멧비둘기를 몰고서
벼이삭 담은 항아리처럼
금빛으로 부풀어 올라
걸어오더니 ...
경험을 더 얻기 위해서
거문고 줄을
달맞이꽃으로 받쳐들고
가벼운 비상을 하려나 봅니다.
그 별지기에게
무엇으로 날아 올지
합체되는 갈꽃 궤도를
조금 알 것만 같습니다.
휑한 밤길의 용마루 한가운데
개밥바라기도
은하수 보이도록 빛발치며
열어가는 것을 보았답니다.
물새 나래로 밀어낸
하얀 독수리 구름
하늘 깃털의 흩어지던 불빛
가을 커튼을 젖히듯이
당단풍나무 아래
모두 모여
빛받이가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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