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가을 둘레길 / 박미서
박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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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9 16:57 | 최종 수정 2019.12.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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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둘레길 / 박미서
강가의 무지개 뜨면
천둥신을 신고 작렬하게
내딛었을 빗방울들
강물의 빗줄기 가락 흐르고
그 틈 맑게 열어서
산책로의 햇가루 비추었네.
저어새 은빛 날개 속에
나무들의 비할 데 없이
평온한 숨,
가장 우아한 곡선의 길목
출항하는 바람이 불면
굳건함은 고요하듯이,
태양의 빛다발엔
무정하게 숨은 포용의 별
빈 하늘의 상수리나무
쪽빛 환한 나이테로路
헤아릴 수 없이 맵찬 물방울로路
해뜰 무렵 움튼
무지개의 낙엽꽃으로부터,
진주모빛 구름 가지런히
펼쳐 주는 활대처럼
무지개를 짓는
오두막집을 찾아,
돌아나오는 빗속에서
젖어본 가을비로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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