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 (71) - 엄마에게 아픔을 주게 될 결혼식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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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4 18:48 | 최종 수정 2021.03.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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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의 결혼식날 엄마는 노란 한복을 입으셨다. 이제 3남매를 모두 결혼시킨 마지막 날이니 엄마로서는 뜻깊은 날일 것이다. 식전에 성당인 식장 마당에서 엄마는 큰 딸과 외며느리와 함께 포즈를 잡으셨다. 아마도 내가 찍은 사진 같다. 신부인 안나와 같이 단 둘이 찍은 엄마 표정이 밝다. 엄마는 첫 사위를 보고 난 후 둘째 딸의 남편인 두 번째 사위를 정식으로 보던 날이다.
엄마는 대학생이던 막내딸이 좋다고 데려온 같은 학과 커플 남자를 처음부터 사위처럼 맞이하셨다. 주윤발처럼 키도 크고 잘 생긴 남자였다. 별 말이 없는 묵묵한 남자였다. 가난한 집안의 막내아들이었다. 좀 더 부유한 집안으로 막내딸을 시집보내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으셨을텐데 엄마는 아무 조건없이 사위로 맞이하였다.
하지만 그 사위는 엄마에게 가장 큰 아픔을 주고 말았다. 울엄마 이야기에서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엄마 인생에서 아프고 중요한 부분이기에 마땅히 해야 할 이야기다. 안나는 엄마의 기대와는 다르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혼자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늘 아프다.
다행이 막내딸 안나의 아들 둘이 착하고 튼튼하며 똑똑하게 잘 자라 주었다. 두 아들의 인물 수준은 연예인 스타급이다. 큰 아들 현기는 연세대학교에 입학하여 현재 군복무 중이며, 작은 아들 준기는 미용을 전공하는 대학에 입학하여 이제 제대를 하여 헤어 디자이너가 되려고 한다. 외손주 둘이 안나의 아픔과 엄마의 아픔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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