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 (75) - 수많은 사건과 사연을 겪은 4남매

소락 승인 2021.03.29 00:08 | 최종 수정 2021.03.30 08:24 의견 0
왼쪽부터 작은 이모, 엄마, 큰 이모, 작은 외삼촌
왼쪽부터 작은 이모, 엄마, 큰 이모, 작은 외삼촌

엄마, 그리고 두 언니와 남동생인 유씨(劉氏) 사남매가 뭉쳤다. 참으로 간만이었을 것이다. 엄마의 오빠가 계셨는데 돌아가신 이후다. 우리 세대의 부모 세대인 오남매는 불행한 세대다. 유년기 때는 항일시대를 겪고 사춘기이거나 청년기 때는 혹독한 전쟁을 겪었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엄마 세대 난리의 대명사가 된 혹독한 전쟁이었다. 1953년에 끝난 6․25 한국전쟁 이후에는 대부분이 지독히도 가난한 삶을 살았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룬 주역 세대가 바로 우리 부모 세대다. 정말로 배고픔이란 게, 무서움이란 게, 고생이란 게, 가난이란 게 무엇인지 온 몸으로 체험한 세대다.

1945년과 1948년의 8․15, 1950년의 6․25, 1960년의 4․19, 1961년의 5․16, 1979년의 10․26과 12․12 등 날짜로 기억되는 굵직한 현대사를 생생하게 겪은 세대다. 사실 그런 대형 국가적 거시적 사건들보다 개인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한사람 한사람이 겪는 나름의 작은 개인적 미시적 사연들일 것이다. 엄마 역시도 그런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50대 말에 접어들었다. 오른쪽에서 밝게 웃고 있는 작은 외삼촌이 지금의 내 나이 50대 중반 쯤 되셨을 때다. 모든 풍상을 겪었을 사남매의 사진을 보니 거시적 사건의 역사보다 어렵게 살아온 우리 부모 세대의 미시적 사연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소락>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