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 (79) - 친손자를 배웅하는 엄마 아버지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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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1 14:43 | 최종 수정 2021.04.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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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은진기획이라는 아주 작은 광고회사를 다닐 2001년 늦가을 무렵에 회사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라디오에서 뉴질랜드 민박연수를 알리는 광고를 들었다. 그 때 무엇에 홀렸는지 지체없이 아내와 상의하여 아들 주빈이의 뉴질랜드 민박연수를 추진했다. 그리고 이듬해 2002년 2월초에 초등학교 6학년인 주빈이는 뉴질랜드로 떠나게 되었다. 10개월이나 뉴질랜드 민박집에서 그곳 현지인들이 공부하는 초등학교에 다니며 2002년 10월 말에 돌아오는 프로그램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거의 대부분 과정을 뉴질랜드에서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연수를 보낸다 해도 사춘기도 안 된 어린 애를 저저 멀리 뉴질랜드에 보내려니 맘이 편치 않았다. 엄마와 아버지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친손자를 배웅하러 인천공항에 오셨다. 엄마가 손주를 내려다 보는 눈빛에서 안쓰러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버지도 어린 손주가 타국에서 잘 헤쳐 나가라는 당부를 하시고 있다. 주빈이는 아직 타국 생활이 뭔지도 모르니 여유있게 웃으며 듣고 있다. 기특하고 대견하며 신통한 아들이다.
주빈이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라는 곳에서 Ian과 Nickie 부부가 자식들인 Grace, Andrew, Cameron을 데리고 사는 집에서 머물었다. 그리고 그 곳 애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공부했다. 어린 애를 만리 먼 곳에 괜히 보냈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주빈이는 나름 어렵고 힘든 외국 생활을 잘 견디고 그 해 10월 말에 무사히 귀국했다. 주빈이가 귀국하고 십년이 지난 2011년에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진도 6.3의 매우 큰 지진이 났다고 했다. 그 곳에서 주빈이를 따뜻하게 돌보아 주던 민박집 가족은 모두 무사하기를 빈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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