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66) - 엄마 아버지의 새로운 신혼시절

소락 승인 2021.03.19 18:55 | 최종 수정 2021.03.22 14:11 의견 0
미우나 고우나 천상부부
미우나 고우나 천생부부

아들로서는 엄마와 아버지가 같이 찍은 저 사진들을 어떤 상황에서 찍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추정하건대 아버지가 한국표준협회(KSA) 전북지부장을 하실 때 전주에 사시면서 찍은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사진에서 배경으로 찍힌 민다실이라는 전통 다방의 전화번호가 국 번호도 없이 네자리수만 적힌 것을 보면 서울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아마도 전라북도 전주일 것이다. 엄마와 아버지는 전주에서 상당 기간, 그러니까 3년 이상 전주에서 방을 하나 얻으면서 사셨다.

내 딸 주리는 엄마와 아버지를 한때 전주 할머니 전주 할아버지라고 부르던 적이 있었을 정도다. 아버지는 서너살이었던 친손녀가 그리 부르는 것이 못마땅하셨을 것이다. 아버지로서는 당당한 친할아버지인데 남처럼 어디 다른 데 사는 할아버지로 인식되는 것이 싫으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냥 할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하신 적도 있었다. 아빠인 나는 아차 싶어서 주리한테 교정을 해주었던 기억도 난다. 엄마와 아버지의 객지였던 전주 생활은 행복하셨을까? 아마도 편안하지는 않아도 또 다시 신혼 살림을 차린 것처럼 새로운 기분으로 사셨을 것이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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