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65) - 힘들게 나은 막내딸의 대학 졸업식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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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8 17:28 | 최종 수정 2021.03.2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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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사진 찍을 때 자동으로 박힌 날짜가 사진에 보인다. 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날짜가 90. 2. 22다. 나는 회사를 다니느라 가지 못했고 아마도 특별 휴가를 얻으신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누나와 조카 재원이가 함께 갔다. 엄마 이야기에 따르면 엄마는 안나를 무척 힘들게 낳았다고 한다. 아기를 낳을 때의 산통(産痛)이야 어쩔 수 없어도 누나와 나는 그나마 쉽게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안나 임신 전에 자궁외 임신으로 거의 죽을 뻔한 지경까지 갔었던 엄마는 안나를 임신했는데 정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엄마의 자궁 속 태아의 위치가 거꾸로 자란다고 들었단다. 쉽게 말하자면 머리부터 나와야 할 태아가 다리부터 나오게 되었단다. 분만의 시간이란 결정적 순간이기에 잘못될 가능성이 큰 임신이었단다.
천만다행이도 엄마는 안나를 건강하게 낳았다. 안나는 아버지와 엄마 생김새의 좋은 점만 닮은 예쁜 아이였다. 어릴 때부터 참으로 이뻤다. 좀 커서는 내 시커먼 친구들이 많이 귀여워 하며 탐내기도 했었다. 동네 사람들은 엄마를 정란이 엄마나 기철이 엄마라고 하지 않고 꼭 안나 엄마라 불렀다. 그만큼 우리 3남매 중에서 안나는 막내지만 존재감이 컸었다. 안나가 엄마한테는 힘들고 어렵게 낳은 딸이기에 더욱 애뜻했을 것이다. 그런 딸의 졸업식이었기에 엄마에게는 더욱 뜻깊은 졸업식이었을 것이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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