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60) - 젊은 시어머니가 되신 엄마

소락 승인 2021.03.13 17:49 | 최종 수정 2021.03.16 11:18 의견 0
약혼식에서 장인 장모님과 엄마 아버지
약혼식에서 장인 장모님과 엄마 아버지

내가 장가를 갔다. 지금은 서른이 넘어 늦게 결혼하는 경우가 많으나 1980년대 때는 서른 이전에 일찍 결혼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내가 광고회사를 들어간 바로 이듬해 1월 겨울에 에 약혼하고 10월에 결혼했다. 엄마가 보기에는 아직 어린 애가 장가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엄마는 아들이 나 하나 밖에 없으므로 외며느리에 관한 나름 구상이 있으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는 그 점에 대해서 나한테 아무런 요청이나 압박을 주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냥 아들이 좋다고 하는 여자를 온전한 며느리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셨다. 전통적인 문제인 고부간 갈등이 없을 수는 없겠으나 엄마는 점점 더 며느리를 위하는 시어머니가 되셨다. 며느리한테 큰 소리 치지 않으며 며느리를 위하는 시어머니가 되셨다.

그런데 엄마가 며느리한테 칠 수 없는 큰 소리는 제일 만만한 아들이 다 들어야만 했다. 그래도 나는 불쌍한 내 신세라 한탄하지는 않는다. 다만 엄마가 야단치는 큰 소리가 오히려 듣기 좋을 때가 많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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