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63) - 노래 부르며 놀기 좋아하시는 엄마
소락
승인
2021.03.16 17:59 | 최종 수정 2021.03.18 12:33
의견
0
위 사진은 엄마가 친척의 잔치에 가셨을 때 찍은 것 같다. 칠순인지 팔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사진 속 떡에 적힌 수(壽)라는 한자를 보면 잔치인 것만은 틀림없다. 어르신들의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에서는 꼭 뒷풀이가 있다. 춤추며 노래부르는 시간이다. 아마도 엄마는 여기서 노래를 부르셨을 것이다. 엄마가 즐거워 하는 표정이 재미있다. 엄마는 춤은 잘 못추시지만 노래를 잘 부르신다. 아들인 나도 꼭 그렇다. 노래를 즐기신다. 궁핍한 신혼시절에 라디오 팝송 프로그램인 ‘세시의 다이얼’을 들으시고, 어려운 살림에도 별표 전축을 장만하시며 음악을 즐기셨다.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시고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하신다. 엄마는 내가 고등학교 때 폴 안카의 ‘papa’와 사이몬 앤 가펑클의 ‘Boxer’를 기타치고 부르면 매우 좋아하셨다.
지금도 엄마가 가끔 내가 기타치며 부르는 걸 듣기 좋아한다. 가끔 톰 존스의 ‘Delilah'를 불러달라고 요청하시기도 한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팝송은 클리프 리차드의 ‘The young ones'다. 요즘도 집에서 옛날 팝송들을 즐겨 들으신다. 엄마의 애창곡은 차중락의‘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김수희의 ‘애모', 조용필의 ‘허공',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 유심초의 ‘사랑이여' 등이다.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좋아하는 노래를 여쭈니 줄줄 나온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것도 엄마를 닮은 덕이다. 특히 유아기에 엄마가 듣던 라디오 방송인 ‘세시의 다이얼’을 통해 팝송을 많이 듣고 10대 소싯적에 엄마가 사준 전축으로 음악을 많이 들은 덕분이다.
<소락>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