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64) - 엄마의 애환을 가장 잘 아실 큰고모

소락 승인 2021.03.17 23:46 | 최종 수정 2021.03.18 12:31 의견 0
딸 하나씩 데리고 찍은 엄마와 큰 고모
딸 하나씩 데리고 찍은 엄마와 큰 고모

대구에 사시는 큰 고모가 엄마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어찌 해서 찍은 사진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엄마가 막내딸 안나를 데리고 큰 고모의 딸인 이쁜이가 근무하는 군부대를 가서 찍은 것 같다. 엄마의 미소가 줄어드니 대신에 안나의 미소가 활짝 폈다. 나한테 사촌 동생인 이쁜이의 미소도 조용하게 우아하다. 아무튼 엄마와 큰 고모가 함께 찍은 사진이 이렇게 있으니 다행이다.

스무살 엄마는 역시 스무살 아버지와 같이 살기 시작할 때 아버지 밑으로 동생이 넷이나 있었다. 남동생 둘에 여동생 둘이다. 아버지 5남매는 북에서 내려와서 부모잃은 고아 신세가 되었다. 아무 것도 물려받은 것 없는 무일푼 아버지한테, 그것도 동생이 넷이나 딸린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는 것은 웬만한 여성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도전이었을 것이다.

큰 고모는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두 살 밖에 안나는 동생이었기에 엄마의 그 애환을 속속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다. 큰 고모도 시집을 가기 전에 잠시 엄마와 같이 산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역시 엄마와 두 살 차이 밖에 안나는 큰 고모와 엄마가 대화하는 걸 들으면 그런 과거의 어려울 적에 함께 했었던 애뜻한 감정들이 느껴지는 듯하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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