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56) - 공통점이 많은 울 엄마와 작은엄마

소락 승인 2021.03.09 18:33 | 최종 수정 2021.03.10 10:35 의견 0
안나의 영동여고 졸업식에 오신 작은엄마(맨 왼쪽)
안나의 영동여고 졸업식에 오신 작은엄마(맨 왼쪽)

안나의 졸업식에 작은엄마께서 오셨다. 아버지 남동생의 아내이시니 엄마와는 동서지간이다. 동서(同壻)란 낱말은 시누이 올케처럼 흔히 쓰이는 평범한 말이면서 따지고 들자면 시누이 올케처럼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 우선 서(壻)란 한자부터 뜻이 여러 가지다. 엄마의 동서는 여자이므로 동서(同壻)가 아니라 동서(同婿)로 써야 맞는 게 아닌가 싶다. 내 개인적 주관적 견해다. 서(壻)라는 한자에서 왼쪽에 붙는 부수가 남자인 사(士)가 아니라 여자인 여(女)가 붙어야 어울리기 때문이다. 아차! 울 엄마 이야기를 하는데 괜히 쓸데없이 복잡한 낱말 해석을 하자니 좀 이상해졌다. 작은엄마 이야기를 더 해야 하는데…

아무튼 각설하고 아버지의 큰 남동생이 요절하셨기에 아버지한테 하나뿐인 남동생의 아내라 엄마의 유일한 동서(同婿)인 작은엄마도 울 엄마 이야기처럼 이야기로 쓸 만한 사연이 많다. 오죽하면 내가 <작은엄마 이야기>를 쓸까하는 생각이 들까? 작은엄마는 우리 박씨네로 시집오기 전에 재무부에 근무하는 재원(才媛) 공무원이셨다. 작은아버지가 1970년 무렵에 장가가기 전에 형님에게 인사드린다며 작은엄마를 데리고 우리 집이 있는 행당동 산동네에 나타났을 때 웬 미인 처녀가 나타났냐고 동네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작은엄마는 박씨 집안에 시집오셔서 매우 영민한 두 딸 준경이와 인경이를 낳으면서도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나는 그 고생을 아주 조금 안다. 울 엄마는 작은엄마를 동서라 부르지만 작은엄마는 울 엄마를 형님이라 부른다. 울 엄마와 작은엄마의 공통점은 참으로 가난한 남자한테 시집와서 큰 희생을 하셨다는 점이다. 결국 두 분은 아버지 형제를 구원하신 분들이다.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하셨기에 두 분은 서로 동병상련을 공유하는 애뜻한 동서 관계일 것으로 감히 짐작한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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