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52) - 엄마가 고생한 보람을 느낀 졸업식

소락 승인 2021.03.05 15:54 | 최종 수정 2021.03.08 00:47 의견 0
좌로부터 누나와 작은 고모, 나 그리고 엄마
신구전문대학 사진과 졸업 기념 사진. 좌로부터 누나와 작은 고모, 나 그리고 엄마

신구전문대학 사진과 졸업식에 엄마와 아버지, 그리고 누나와 작은 고모가 오셨다. 엄마는 이 날 모처럼 아들의 졸업식이라 중탕보약집 장사를 잠시 쉬고 오셨을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졸업식 이전에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2학년으로의 편입시험에 합격하였기 때문에 기쁜 졸업식을 치를 수 있었다. 비록 전문대학이었지만 여기서 사진과를 전공했기에 광고홍보학과를 갈 수 있었고 나는 20년 가까이 광고회사에 다니게 되었고 광고홍보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교수가 되었기에 나의 인생 방향을 잡아준 계기가 된 대학이었다. 그러므로 이 졸업식은 내게 중요한 졸업식이었다. 엄마에게도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아들의 졸업식이었을 것이다. 아들이 건강하고 잘 되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는데 나는 그런 점에서 효도를 하였던 졸업식이었다.

울엄마 이야기를 하는데 작은 고모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졸업식에 특별히 와주신 작은 고모님은 아버지의 막내 동생이다. 아버지는 10대말에 부모를 잃었지만 아버지와 열세 살이나 차이가 나는 작은 고모는 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조실부모(早失父母)하였다. 그러니 부모님과의 생전 기억이 희미하실 것이다. 아버지 오남매 중 부모 사랑을 받지 못했으니 가장 불쌍하게 자랐다. 어릴 적부터 엄마가 키웠다. 그러니 작은 고모한테 엄마는 친정 엄마 같은 존재였다. 지금 고모는 아들 딸 장가 시집보내고 고모부님과 잘 살고 계시다. 고모의 아들인 우진이는 극진한 효자다. 울 엄마는 청개구리 같은 불효자식인 내게 늘 효자 우진이를 본받으라고 말씀하신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지금 이 <울 엄마 이야기>로 부족한 나의 불효를 대충 얼버무려 때우려 하지만 효도라는 점에서 나는 우진이한테 발꼽 만큼도 따라갈 수 없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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