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54) - 잠실로 터전의 방향을 잡은 엄마

소락 승인 2021.03.07 22:39 | 최종 수정 2021.03.09 11:21 의견 0
잠실 장미아파트 입성 기념 한 컷
잠실 장미아파트 입성 기념 한 컷

윤수일의 ‘아파트’는 그야말로 전국민 애창곡이다. 가사가 스잔하다. 그런데 신나는 노래니 패러독스한 음악이다. 1982년 나왔는데 바로 그 무렵 우리 가족도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조선시대에 누에를 키워 비단을 만들려고 뽕나무가 많이 심어졌던 지역이다. 그래서 누에 잠 자를 써서 잠실(蠶室)이다. 잠실리는 잠실동이 되었고 그 곳에 대단위 아파트가 지어졌다. 내가 중학생 때 강완용이라는 친구와 행당동에서 잠실에 있는 석촌호수까지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간 적이 있는데 그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는데 10년도 안 돼 1만 세대에 가까운 아파트 숲으로 변한 것이다.

그 때만 해도 내가 잠실에서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여동생 안나의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과 딸의 진로 상담 중에 선생님의 조언으로 엄마는 우리 가족이 살 터전으로 잠실을 결정한 것이다. 저 아파트 맨 꼭대기층 맨 오른 쪽 14층 7호가 잠실에서 처음 우리집이었던 곳이다.

나중에 같은 아파트 다른 동으로 이사를 갔지만 잠실에 터를 잡은 곳이니 우리 가족역사에서 의미있는 곳이다. 또한 35년 가까이 여지껏 지금도 잠실에서 살고 있으니 더욱 그러한 곳이다. 아마도 저 가족 사진은 새로 이사온 기념으로 찍은 것 같다. 바로 엊그제 같기도 하고 아주 먼 과거 같기도 하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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