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 (85) - 일에 관해서는 아주 단호하신 엄마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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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7 14:16 | 최종 수정 2021.04.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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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한양대 앞에 신혼집에 살 때부터 아궁이 구들장 온돌을 손수 놓으셨다. 웬만한 집안 손질은 혼자 다 하셨다. 물론 힘을 쓰는 일은 엄마의 지시에 따라 아버지가 하셨다. 엄마는 지금도 집안 페인트 일을 하신다. 사다리를 타고 해야 하는 천장 페인트 칠도 하신다. 그렇게 하시다 넘어지면 정말로 큰 일이니 하시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시다. 아버지는 엄마가 일을 벌이시면 할 수 없이 엄마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엄마의 지시는 강력하시다. 평소의 엄마다운 온화한 모습대신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바뀌신다. 당신께서 하라는 대로 하면 틀림없으니까 군소리 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라 오라며 단호하게 지시하고 명령하신다. 그런데 정말로 엄마 말대로 따라 하면 일이 잘 되는 편이다. 엄마가 만일 회사 경영자가 되면 아랫 사람들은 힘들 것이다. 부지런한 엄마를 따르려면 고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엄마는 아랫 사람 말을 듣기보다 엄마 말대로 따라 하기를 바라므로 자기 주장이 똑같이 강한 부하 직원들이라면 아마도 고역일 것이다. 나는 엄마가 시키는 일에 관해서는 토를 달지 않는다. 토를 달았다가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일에 관해서는 무서운 엄마다. 그러니 그냥 그러려니 그렇게 시키는 대로 한다. 나는 참으로 대단한 엄청난 엄마의 순한 아들이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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