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공동체포럼(대표 초의수)가 2024년 새해 첫 ‘북앤톡(Book&Talk)’ 행사를 1월 16일(화) 오후 7시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YMCA 18층 회의실에서 가졌다. 이날 발제자는 진재운 KNN 기획특집국장이자 영화감독이다. 발제한 책은 하버드의대 정신과 교수 로버트 월딩거(Robert Waldinger)와 브린모어대학 심리학과 석좌교수인 마크 슐츠(Marc Schulz)가 쓴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탐구 보고서(The Good Life: Lessons from the World's Longest Scientific Study of Happiness)』이다. 지속가능공동체포럼는 이날 발제와 토론내용을 영상녹화했으며, 이 내용은 정리해 향후 소책자로 펴낼 방침이다.
초의수 대표(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이날 ‘북앤톡’ 여는 말을 겸해 발제자인 진재운 국장을 소개했다.
“2024년 첫 북앤톡의 책은 입니다. 원제목은 The good life이죠. 작년 1월 월딩거와 슐츠 박사 두 사람이 발간했는데, 월딩거는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 4차 연구책임자이며, 이 책은 미국에서 인기강의 TED 톱텐(TOP10)에 포함돼 있는데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월드 해피니스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같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50위권 밖에 있습니다. 한국의 1인당 GDP나 경제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부패, 사회자본, 관용지수, 사회관계 지수 등이 상당히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발표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오늘 이 행복탐구보서의 내용을 보면, 월빙거와 슐츠는 행복의 본질은 관계라고 봅니다. 행복의 질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행복사회를 위해 한국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오늘 발표자는 KNN기획특집국장이자 영화감독이십니다. ‘위대한 비행’ 등의 다큐를 통해 세계적인 수상도 많이 했구요. 작년에는 자연다큐 영화 ‘무경계’를 만드셨지요. 진 국장님은 작년에 이 책과 관련해 월딩거가 한국의 주요 언론을 장식할 때, 월딩거를 초청해 KNN ‘해피 인사이트(Happy Insight)’ 프로에 직접 초빙해 강연을 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우리 지속가능공동체포럼 회원으로 고민도 많으셔서 오늘 이렇게 모셨습니다”.
진재운 국장은 “2021년 해피인사이트에 출연한 월딩거 교수는 행복도 연습을 해야 한다. 행복은 막연한 관념이 아니라 실제의 과학의 차원에서 찾아보자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지요. 그런데 이 책은 장황하고 통계 학술적인 게 많아 정리가 잘 안 돼요. 그래서 저는 직관적 입장에서 저의 행복론을 접목해 책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려고 합니다.”라고 말을 꺼냈다.
진 국장은 먼저 경기장 속에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의 사진과 꼬마가 아빠한테 화를 내는 모습의 사진을 보여줬다. 행복이 뭔지를 생각하게 하는 상징적인 사진이라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2017년 11월 ‘행복탐구(The Search for Happiness)’ 특집호에 ‘세계 행복지도’를 실어놓았는데 행복도를 대륙별 나라별로 사람 얼굴 모양의 크기나 웃거나 무표정한 표정, 그리고 흐리거나 진한 색깔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얼굴은 크기도 작은 데다 무표정하고, 흐린 색이다. 아프리카는 크기는 작지만 웃고 있는 밝은 표정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상당히 어둡게 나타나있다는 것이다.
소득수준과 행복 관련 지표에서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행복이 높아지지만 일정한 수준(7만달러)에 도달하면 수평수준에 머물게 되는데 이 지표는 결론적으로 기본적으로는 소득수준이 중요지만 돈의 가치로 행복을 평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해피 인사이트’를 5년 정도 모니터링해보니 뇌과학자, 신경과학자 등 전문가의 결론은 가장 행복할 때는 좋은 사람과 맛있는 밥을 함께 먹을 때, 그것도 직접 해먹을 때 뇌활동이 가장 왕성하고 호르몬 수치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탐구 보고서』는 1938년도에 연구가 시작되어 올해까지 86년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아들, 손자, 손자의 아들로 이어지는 종단연구이다. 하버드대 2학년 학부생 268명, 보스턴 빈민가 청소년 456명을 대상으로 했다. 하버드대생의 경우 19세에 참여, 47세, 87세에도 참여해 인생의 종단을 연구했다. 과거 회상과 미래추측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밀한 연구인 것이다. 마치 피카소의 ‘우는 여인’처럼 한 컷에 한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 연구가 그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의 결론은 몸이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 몸과 함께하는 마음이 상호작용을 하지 못해도 행복하지 못하다. 올림픽에 나가는 육상선수가 애인이 이별을 통보하면 정상적인 성적을 내기 어렵다. 결론은 관계이다. 좋은 관계가 질적, 양적으로 건강할 때 행복하다. 통제가능한 변수는 슬기롭게 극복하고 통제불가능한 변수는 인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직시해야 한다. 회피하는 순간 잠복해서 언제 어디서나 자기를 괴롭히는 마귀가 된다는 사실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출장을 다녀온 베트남 호치민미술관에서 찍은 ‘인생나무(Tree of Life)’ 그림은 사람들이 얽히고 설킨 모습으로 남의 시선도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이 책엔 존과 레오라는 두 사람이야기가 나온다. 둘 다 유복한 사람들로 존은 하버드대 졸업 변호사이고 레오는 하버드대 출신 고교 역사 교사이다. 존은 유명하고 레오는 평범하다. ‘인생에서 즐거운 일보다 고통스러운 일이 더 많다’ ‘종종 애정에 굶주려 있다’ 는 질문에 존은 ‘그렇다’, 레오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존은 ‘내면 충동에 반응할 때’, 레오는 ‘가족이 자기를 사랑한다고 느낄 때’ 기본이 좋다고 했다. 실제 존은 평생 단절감을 느키며 첫결혼에 애로가 많았고 62세 때 재혼을 했으며 사랑 없는 관계에 절망했다. 경력이나 직업적으로는 성공했으나 계속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레오는 모든 것이 평범했으나 너무 풍요했고 만족적인 삶을 살고 ‘지극히 행복하다(very very happy)’고 말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핵심은 가족관계라는 것이다.
통근열차실험에서 옆자리에 낯선 사람이 있으면 말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보니 말을 하는 사람이 훨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집을 짓는 기둥이 사랑이고 또 하나 그 사랑에 해당하는 것이 ‘밀쳐내지 않는 것’이다. 불행은 원래 없는데 자꾸 밀쳐내니까 그 틈에 불행이 스며든다. AI에 인생 전체에 대한 키워드로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파도의 연속’으로 나왔다. 인생의 파도는 회피하려고 하다 파도에 휩쓸리기 쉬운데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파도타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바랄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함께 바꿀 수 있는 것은 용기를 갖고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아이가 풀 한포기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데 그 표정이 너무나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호기심이라고 하겠지만 호기심이 바로 집중이고 교감이자 공감이다. 엄마가 아기를 보는 모습도 집중 그 자체이다. 집중은 사랑의 가장 기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집중이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행복해지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하고 묻는다. 우리의 삶은 부엉이의 눈과 날개를 가지고도 벌새처럼 허둥댄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늦어버렸다고 결론내리고 자신의 불행을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너무 늦은 때라는 것은 없다. 시간은 현재이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으로 와이저(W-I-S-E-R)를 소개하고 있다. W는 Watching, 즉 자기보기(지켜보기)이다. I는 Interpret, 즉 해석이다. S는 Select, 즉 선택하는 것이고, E는 Engage, 즉 개입이고, R은 Reflect, 즉 반성이다. 이에 대해 진 국장은 이것은 마치 ‘알아차림명상’ 방법과 비슷한 것으로 뇌와 호흡, 바람, 오감으로 전해지는 것에 집중하면 현재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고, 감정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감정에 끄달리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끝으로 진 국장은 로댕 조각상 ‘생각하는 사람’, 우리나라 국보인 미륵반가사유상, 베트남 호치민미술관의 ‘소 먹이는 할아버지’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들은 생각한다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차이점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철학자의 생각, 명상가의 생각, 멍때리는 생각. 철학자의 생각은 고민으로 가고, 명상가의 생각은 행복을 넘어설 수 있고, 멍때리는 것은 집중이 아니다. 그냥 생각이 달아나는 것이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모든 사람의 불행은 홀로 조용한 방에 머물 수 없다는 단 한가지 사실에서 비롯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날 초의수 대표는 대담자 역할도 했다. 초 교수는 “인상 깊었던 것은 보통 책을 정리하면 책의 내용에 집중해 정리발표하는 데 진 국장님은 관심가는 지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졌습니다. 오늘 소개해주신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탐구 보고서』는 과학적으로 행복을 연구하고 있는 리포트라는 사실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북앤톡에 함께 한 회원 또는 참석자들은 발제자, 대담자와 소감 또는 질문을 주고 받았다.
김민정씨=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3세대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론으로는 배웠지만 실무에서는 상당히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는데, 이 책은 85년간 종단연구를 했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연구는 하버드대 출신의 공중보건의 2명이 이 처음에 시작했다는 데 그 시절의 의료인들은 프로이트정신 결정론을 갖고 있었을 텐데 이처럼 장기연구가 진행됐다는 것이 놀랍다. 그리고 이 연구가 계속된 데는 백화점 오너의 쾌척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행복에서 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는데, 존 변호사를 보면서 한국의 현실과 가장 맞물린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사회에서 시사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신향님씨=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 시간에 어떤 분들과 함께 채워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왔다. 어린아이의 모습에서 자세히 보아야, 교감해야 이롭다는 모습을 봤다. 제가 운영하는 밴드가 ‘자연과의 미라클’이 제목이다. 오는 2월 25일부터 3월 30일까지 부산시청에서 전시회를 하는데 어떻게 주제를 잡아야 할까 하는 생각을 못해왔는데 ‘강강수월래’를 주제로 잡아서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주제를 찾았다. 감사하다.
허순선씨=저는 제가 태어났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내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 제가 제일 행복했던 순간은 좋은 사람과 얘기가 통하는 사람과 그 시간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것 같다.
김형기 목사=한때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나라가 부탄이라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못사는 나라인데, 기독교도 안 들어가 있는데 어떻게 행복하단 말인가? 또 가난한 나라인 방글라데시가 행복하다는 말에도 충격을 받았다. 한국은 ‘3050클럽(*인구 5000만 명 이상,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는 경제선진국)’에 들어갔는데도 행복지수가 낮다. 왜일까? 한국사회가 불행해진 것은 일제강점기, 6.25, 군정30년을 거치면서 피해 입은 사람이 엄청 많고, 도덕적으로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진 트라우마가 컸다는 사실. 또하나는 사회가 정의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경제발전을 제일로 만든 사람이 박정희라고 하지만 박정희의 삶에는 정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가 보릿고개를 해결했다고, 정의가 없는 사람을 존경하는 삶에서 행복이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람의 삶에서 떳떳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슬아슬한 가운데서 행복은 불가능하다. 우리사회는 특권층이, 정의의 개념을 잃어버렸다. 떳떳하지 않으니까 행복하지 못하다. 존경받지 못하는 교수가 행복하지 못한 것처럼. 기관의 장도 마찬가지이다. 종단연구도 중요하지만, 불교나 이슬람교를 조사하고 연구해보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행복에 대해서는 기독교가 행복의 많은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기도생활을 하는데 기도가 막히면 많이 힘들고, 기도가 되면 풀린다. 감사가 있어야 행복하지 감사가 없으면 행복감을 느끼기 힘들다. 그리고 찬양, 찬양 가운데서 행복감을 지닌다.
초의수 교수=좋은 말씀이다. 행복에 대해 서양에서는 에피쿠로스 학파에서는 헤도니즘적 쾌락적, 즐거움을 축하는 행복관이 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에우다이모니아(*행복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라는 측면에서는 인생에서의 의미와 목표가 있는 즐거움을 행복의 가치처럼 의미와 목적이 현재의 행복론에서는 더 많이 수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행복이 낮은 것은 억울함이 많이 작용한다고 본다. 구한말 대한제국이 내려앉게 되고, 왕조의 몰락, 빈곤, 일제강점기의 측면에서 이데올로기적 남북간 대치, 산업화, 군부독재,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탄압과 같은 트라우마에서 성찰을 해야 한다. 성직자로서 기도, 찬양, 감사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에우다이모니아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보인다.
진재운 감독=목사님 말씀에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하게 됐다. 세상 누구에게라도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일본도 우리는 가해국이라서 억울하지만, 사무라이에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일반적인 정의는 불가능하다. 관계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고려하기 힘들다. 행복을 ‘추구한다’는 말에 동의가 안 된다. 신기루 같은 부분, 다가갈수록 멀어지고 없어지는 부분인 것 같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알아차림의 측면에서 보면, 생각이 멈춰지는 시점이 오니까 이것이 지극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너무 많은 생각에 끄달려있는 것은 아닌가? 행복해질 수 있는 힘마저 갉아먹고 있는 것이 트라우마가 아닐까? 부정적인 에너지가 커질 수 있는 갇힌 느낌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박정희를 우상화하는 힘들에게 저항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 불행에 내가 저당잡히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포탄이 떨어져도 씨앗은 필만 하면 핀다. 그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한다. 행복은 결국 사랑이다. 행복이라는 감정표현에서 이론을 풀어가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행복론은 배워야 하고, 점수를 따야하고, 이것저것을 하자고 하고 하다가 다른 것으로 빠지는 측면이 많더라. 제 답은 그래도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형기 목사=트라우마는 다 있다고 하지만, 오천년 우리 역사에서 근대가 가장 혼란스러웠다. 민족사의 제일 혼란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보편적으로 다 억울하지만 어떤 시대에는 특별히 많은 사람들에게 대량살상과 인종청소와 같은 불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남아있었기에 20세기를 대 환란기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벗어났다고 해서 지금이 가장 힘들다는 생각에서 그런 측면에서도 행복지수가 낮게 나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다.
남화영씨=제가 느낀점을 말하기 전에 의문점이, 왜 대상을 남성에게만 집중했을까? 시대적 상황과 여건으로 인해서 말하지 않았을까? 여성이 포함되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또 유(U)자형 그래프를 보면, 역커브형 그래프가 되어서 결혼생활만족도도 되겠지만 인간생활만족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초의수 교수=대부분 소개되는 게 남성중심의 사회에 대한 내용이 너무 많다. 저자가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U자형 그래프에서도 생각해볼 거리가 있다.
진재운 감독=깊이 있게는 설명하지는 않았다. 남자로 했지만 부인도 들어오고 그렇다. 연구를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서 그런 것 같다. 남녀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U자형 그래프는 ‘빈둥지효과’라고 봐서 잠깐 살펴보았는데, 만족도는 주관적인 부분이다. 너무 늦은 때는 없다는 말에서처럼 80세 이후에도 살아가는 사람의 ‘그냥 산다’는 것이 불행을 자초하는 것인데, 부부애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 맺어질수록 행복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어느 인생도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아닐까? 그것이 70-80에 알게 된다. 상대방의 거울을 통해서 제대로 알게되는 때이다.
남화영씨=이 책 주제는 두 가지인데, 좋은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좋은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연구이다. 일상생활에서도 행복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많은데, 한날 길을 가다가 어린애가 와서 인사를 하더라. 그때 온몸에 힘을 주고 다니던 때인데 근육의 긴장을 풀면서 인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 행복이 찰나의 순간적인 감정에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한다. 현재 우리 삶이 잘못된 방법, 하우(how)에만 매몰되어 시야가 좁게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행복해지는 방법에만 몰입되어 이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르게 접근하는 시각도 필요하다.
초의수 교수=1938년에 이 연구가 시작되었을 때,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참여자들은 주로 남성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버드에는 여학생이 들어가기 힘들었다. 그 이후에 여성이 고등교육의 혜택을 입은 것은 1950-60년대부터였다. 미국 고등교육의 특수성이 있고, 보스턴의 경우도 연구대상은 특별한 세대를 대상으로 했다. 그 자녀들 연구에서는 딸들도 많이 포함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한계로 다양성에서 빈약하다. 흑인이 적다. 성적인 다양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U자형의 경우에는 마지막 형태에서 노년기의 삶에 대한 평가는 이 책에서도 일부가 소개되고 있다. 우리의 인생에 항상 성공할 가능성은 항상 남아있다. 인간은 관뚜껑이 덮일 때에야 평가할 수 있다. 노인은 와상(臥牀) 상태에서도 행복해 질수 있는 기회는 있다고 한다. 조셉의 연구에서는 아이들을 키울 때는 집중하고 양육의 부담에 몰입될 수밖에 없어서 노년이 되어서야 자유로울 수 있다. 월딩거의 주장은 절대 행복을 목표로 두지 않고, 과정이라고 본다. 행복은 끊임없는 과정에 있기에 결과가 아니다. 핵심은 시간과 과정이다. 이 책의 의미는 사회복지적, 행동적, 실증적 차원에서 행복에 대한 실천이라고 말하고 있다. 행복의 구성요소가 무엇인가? 좋은 관계에서 행복을 보고 있다. ‘굿라이프’라고 하지만 ‘굿릴레이션(good relation)’이다. 와이즈(WISER)라는 프로그램, 행복을 위해서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어떤 과정과 노력을 해야 하는가의 실천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소셜 피트니스(social fitness)를 사회적 적합성이라고 번역하는데, 개념적으로 아쉬움이 있다. 행복에 대한 교육을 초등 때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지속가능공동체포럼은 인간과 자연, 개발과 보존, 성장과 통합, 현 세대와 미래세대가 공생하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해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대안 마련을 위해 연구하며, 함께 실천하는 시민모임이다. 민청학련사건 재심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승소한 김형기 목사의 제안 및 배상금의 일부를 기금으로 2013년 7월 창립했다. 지속가능공동체포럼 2월 북앤톡은 2월 20일(화) 오후 6시 30분 부산YMCA 18층 회의실에서 정현숙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교수가 자신의 저서인 『추락하는 일본의 출산율이 한국보다 높은 이유』(2023)를 주제로 저출산, 고령 등 우리나라 최대문제인 인구문제를 다룬다. 회원 가입 또는 참여 문의는 지속가능공동체포럼 사무국(051-440-3354)으로 하면 된다.
< 경성대 교수 / 본지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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