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5) 귀에 거슬리는 말과 마음에 어긋나는 일은 덕을 갈고닦는 숫돌이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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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4 17:49 | 최종 수정 2021.01.0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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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 귀에 거슬리는 말과 마음에 어긋나는 일은 덕을 갈고닦는 숫돌이다
귀로는 항상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마음속에는 항상 어긋나는 일을 지니면
이야말로 덕과 행실을 갈고닦는 숫돌이다.
만일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하고,
일마다 마음에 흡족하다면
야말로 자기 몸을 매어 짐독에 파묻는 것이다.
- 逆耳之言(역이지언) : 귀에 거슬리는 말, 곧 충언(忠言)이나 간언(諫言).
- 拂心(불심) : 마음에 어긋나다. 拂은 ‘戾(어그러질 려)’ ‘背(배반할 배)’ 의 뜻이다.
- 纔是(재시) : 그야말로 ~이다. 纔의 본디 뜻은 ‘겨우, 가까스로 / 잠깐’ 이다.
- 的(적) : ‘~하는’ ‘~의’ 에 해당하는 관형격(소유격) 조사.
- 砥石(지석) : 숫돌.
- 便(변) : 곧, 즉시.
- 把(파) : 잡다, 쥐다. 把는 ‘다섯 손가락과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의 크기’ 를 뜻하며, ‘자루를 쥐다/장악(掌握)하다’ 의 뜻을 갖는다.
- * 백화문(白話文)에서 把는 우리말 목적격 조사 ‘-을’ 에 해당하는 말로, 바로 뒤에 나오는 명사를 그 다음에 나오는 동사의 목적어로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한다고 함.
- 此生(차생) : 이 생명, 곧 이 몸, yourself 에 해당함.
- 鴆毒(짐독) : 짐새의 독으로 ‘그 깃털을 담근 술을 먹으면 사람이 죽는다 (그 그림자가 지나간 음식만 먹어도 사람이 죽는다)’ 는 맹독(猛毒), 극독(極毒)으로 옛날부터 암살용(暗殺用)으로 썼다고 한다. * 酖은 鴆과 통용.
- 『채근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부사어가 ‘纔’ 와 ‘便’ 두 글자이다. 이 글자들은 반드시 그 용법을 읽혀 두기 바란다.
◇ 출전 관련 글 ☞
▶『공자가어(孔子家語)』에
良藥苦於口而利於病(양약고어구이리어병)
忠言逆於耳而利於行(충언역어이이리어행).
양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롭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민공(閔公) 원년(元年)에
宴安酖毒(안락짐독) 不可懷也(불가회야).
안락함은 짐독과 같으니 절대 습관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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