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68) 평온한 때에도 위태로움을 대비하니 운명이 역으로 와도 이를 순리로 받아들 일 수 있다

허섭 승인 2021.03.08 15:30 | 최종 수정 2021.03.12 13:20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068 - 평온한 때에도 위태로움을 대비하니 운명이 역으로 와도 이를 순리로 받아들 일 수 있다

하늘의 기밀은 헤아릴 길 없어 눌렀다가 펴고 폈다가는 다시 누르거니와
이는 모두 영웅호걸을 희롱하고 전복시키는 짓이다.

그러나 군자는 운명이 역으로 와도 이를 순리로 받아들이고
평온한 때에도 위험한 때를 생각하기 때문에
하늘도 또한 그 재주를 부릴 수 없느니라.

  • 機緘(기함) : 봉(封)해져 있어 엿볼 수 없는 책략(策略), 여기서는 ‘변화의 기밀(機密)’을 말함. 伎는 책략, 緘은 봉하다.
  • 測(측) : 헤아리다, 측량(測量)하다.
  • 抑(억) / 伸(신) : 억누름, 역경(逆境)에 처하게 함 / 펴나가게 함, 운이 풀리게 함.
  • 皆是(개시) : 모두 ~이다.
  • 播弄(파롱) : 희롱(戱弄)함, 번롱(翻弄). 즉 뒤집었다 엎었다 함.
  • 顚倒(전도) : 넘어지고 거꾸러지다. 판세를 뒤집어엎다, 전복(顚覆)하다.
  • 處(처) : 여기서는 꼭 장소를 뜻한다기 보다는 처사(處事), 즉 ‘일, 짓, 것’ 이란 뜻으로 우리말의 의존명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只是(지시) : 다만 ~이다. 다만 ~할 따름이다.
  • 逆來順受(역래순수) : 운명이 거슬러 와도 순리로 받아들임, 역경이 오더라도 묵묵하게 받아들임.
  • 伎倆(기량) : 재주와 수완(手腕). 伎는 技와 통함.
068 김농(金農 청 1687~1763) 잡화(雜畵) 1. 35.5+23.9 1754년 요녕성박물관
김농(金農, 청, 1687~1763) - 잡화(雜畵) 1 

◆ 출전 관련 글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書曰(서왈) 居安思危(거안사위) 思則有備(사즉유비) 有備無患(유비무환) - 옛글에 이르기를, 평온함에 처해 위험을 생각하라고 했으니 생각하면 대비할 수 있고 대비 하면 우환이 없다.’ 라는 말이 보인다.

◆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글
▶『명심보감(明心寶鑑)』성심편(省心篇)

天有不測風雨(천유불측풍우) 人有朝夕禍福(인유조석화복)
하늘에는 헤아리지 못하는 비와 바람이 있고, 사람에게는 조석으로 다가오는 화와 복이 있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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