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89) 진정한 희생과 보시는 베푼다는 그 마음조차도 없어야 하리

허섭 승인 2021.03.30 06:53 | 최종 수정 2021.03.31 13:04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089 - 진정한 희생과 보시는 베푼다는 그 마음조차도 없어야 하리.

자기를 버렸거든 의혹을 품지 마라.
의혹에 사로잡히면 버린 뜻에 부끄러움이 많을 것이다.

남에게 베풀었거든 보답하기를 요구하지 마라.
보답을 바란다면 베푼 마음마저도 모두 헛된 것이 된다.

나빙(羅聘, 청, 1733~1799) - 계월황혼도(磎月黃昏圖)
  • 舍己(사기) : 자기를 버림, 스스로를 희생하는 것.  舍는 ‘捨 : 버릴 사’ 와 같음.
  • 處其疑(처기의) : 의심을 품다. 즉 의혹이 일어나 주저(躊躇)하거나 후회하게 됨을 말함.
  • 所舍之志(소사지지) : 버리기로 한 그 뜻, 희생하기로 한 그 마음.
  • 施人(시인) : 남에게 은덕을 베품.
  • 責其報(책기보) : 보답할 것을 요구함.  責은 ‘요구하다, 따지다, 꾸짖다, 재촉하다’ 등의 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여기서는 ‘요구하다’ 로 봄이 좋다. 
  • 所施之心(소시지심) : 은덕을 베푼 그 마음.
  • 非(비) : 그르침, 잘못.  여기서는 ‘헛된 것’ 으로 해석하는 것이 무난하다.

* 올바른 보시(布施)는 ‘베푼다는 생각조차도 없는 것’ 이어야 한다’
- 오른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모르게 하라.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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