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91) 인간의 얕은 재주와 지혜로 어찌 하늘의 권능을 벗어날 수 있으리오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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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1 16:45 | 최종 수정 2021.04.0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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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 - 인간의 얕은 재주와 지혜로 어찌 하늘의 권능을 벗어날 수 있으리오
곧은 선비는 복을 구하는 마음이 없으므로
하늘이 그 무심한 곳으로 찾아가 그 속마음을 열어 주고
간사한 사람은 재앙을 피하려 애를 쓰므로
하늘이 그 애쓰는 속으로 들어가 그 넋을 빼앗는다.
보라, 하늘의 권능이 얼마나 신묘한가를!
인간의 지혜와 잔재주가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 貞士(정사) : 곧은 선비, 절의(節義)를 지키는 사람.
- 徼(요) : 구하다. ‘훔치다 / 돌다, 순행(巡行)하다 / 맞이하다’ 등의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구하다, 바라다’ 의 뜻으로 쓰임.
- 牖其衷(유기충) : 본심을 열어 줌. 牖는 ‘창문’ 또는 ‘깨우쳐 주다’ 의 뜻이나 여기서는 ‘열어주다, 인도해 주다’ 의 의미로 쓰임. 衷은 본심(本心).
- 憸人(섬인) : 간사한 사람. 憸은 ‘간사하다, 알랑거리다, 약삭빠르다, 뜻이 일정치가 않다’ 등의 뜻이 있다.
- 著意(착의) : 애쓰다, 조심하다. ‘어떤 일을 마음에 두다’ 의 뜻으로 앞에 나온 ‘無心’ 과 대응하는 말이다.
- * 着은 著의 속자이나, 著는 ‘드러날 저, 지을 저’ ‘붙일 착’ 으로 ‘저/착’ 두 개의 음가를 갖고 있지만, 着은 ‘붙일 착’ 으로만 읽는다.
- 奪其魄(탈기백) : 넋을 빼앗음. 여기서는 ‘하늘이 재앙을 내려 그 마음을 놀라게 한다’ 는 뜻이다.
- 機權(기권) : 권능(權能), 권세와 능력. 機는 여기서는 ‘기변(機變)’ 의 뜻으로 ‘작용(作用)하는 기틀’ 로 해석할 수 있다.
- 最神(최신) : 몹시 신묘함, 가장 신묘하다.
- 智巧(지교) : 지혜와 기교, 얕은꾀와 잔재주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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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나 더할 수 있느냐.
2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
26.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27.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나 더할 수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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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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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32.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33.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34.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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