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87) 내 마음을 살펴 도를 깨닫는 길은 오직 이 세 가지에 달려있으니 …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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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6 16:28 | 최종 수정 2021.03.2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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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7 - 내 마음을 살펴 도를 깨닫는 길은 오직 이 세 가지에 달려있으니 …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본바탕을 볼 것이요
한가한 가운데 기상이 고요하면 마음의 미묘한 움직임을 알 것이요
담박한 가운데 의취가 화평하면 마음의 참맛을 얻을 것이니
마음을 살펴 도를 체득함에 있어 이 세 가지보다 나은 것이 없다.
- 念慮(염려) : ‘염려, 걱정’ 이란 뜻이 아니라, ‘마음, 생각’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다.
- * 앞의 86장에 나온 ‘염두(念頭)’ 와 같은 뜻으로 보면 될 것이다.
- 澄徹(징철) : 맑아 밑바닥까지 환히 보임. 徹은 흔히 ‘안광(眼光)이 지배(紙背)를 철(徹)한다’ 할 때의 ‘뚫을 철’ 이다.
- 從容(종용) : 조용함, 침착함. * 한자어 ‘從容(종용)’ 에 우리말 접사 ‘-하다’ 가 붙어 ‘조용하다’ 가 된 것이다. ‘간난(艱難)+하다→가난하다’ 도 마찬가지이다.
- 眞機(진기) : 미묘한 움직임, 참된 활동.
- 冲夷(충이) : 평온하고 조용함. 여기서 冲이나 夷 모두 ‘온화하다, 편안하다’ 의 뜻으로 쓰임. * 형용사로 쓰일 때에 일반적으로 冲(沖)은 ‘비다/깊다’ 의 뜻으로, 夷는 ‘평평하다’ 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 證道(증도) : 도를 체득(體得)함.
- * 閑(한)과 閒(한)은 모두 ‘한가하다’ 의 뜻으로 쓰이나 원래 閑은 대문을 걸어 잠그는 형상으로 ‘막다’ 의 뜻이 더 본질적이다. 閒은 대문 틈새로 달빛이 스며드는 형상이니 원래는 ‘間(사이 간)’ 과 같은 자(字)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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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돋는 봄날처럼 빛나고 빛나리라
- 『남명집』권1 제3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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