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84) - 선비가 한때의 곤궁과 적막을 당할지라도 어찌 스스로 포기할 수 있겠는가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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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4 17:30 | 최종 수정 2021.03.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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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 - 선비가 한때의 곤궁과 적막을 당할지라도 어찌 스스로 포기할 수 있겠는가
가난한 집도 깨끗이 마당을 청소하고, 가난한 여인도 단정히 머리를 빗으면
모습은 비록 아름답지 못할지라도 기품은 저절로 풍아해진다.
선비가 한때의 곤궁과 적막을 당할지라도 어찌 스스로 포기할 수 있겠는가.
- 拂地(불지) : 땅을 쓸다, 깨끗이 청소함.
- 梳頭(소두) : 머리를 빗다. 梳는 머리빗을 말함.
- 艶麗(염려) : 아름답고 고움.
- 氣度(기도) : 풍도(風度)와 기품(氣品).
- 風雅(풍아) : 풍류(風流)와 아취(雅趣), 곧 멋이 있음.
- 士君子(사군자) : 학문이 깊고 덕행이 높은 사람, 곧 선비를 말함.
- 窮愁(궁수) : 곤궁(困窮)한 근심.
- 寥落(요락) : 몰락하여 적막함, 곧 실의(失意)의 슬픔에 빠짐.
- 奈何(내하) : 어찌 ~하리오. 如何와 같은 뜻이다.
- 輒(첩) : 문득, 잠시.
- 廢弛(폐이) : 스스로 포기함. 곧 선비의 본분을 버리고 자포자기(自暴自棄)함을 이름.
- * 弛는 원래 ‘팽팽하던 활시위를 느슨하게 풀어 벗기는 것’ 으로 여기서는 ‘느슨하다, 게으르다’ 의 뜻이다.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글
▶『맹자(孟子)』 이루장(離婁章) 상(上)에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는 자와는 함께하지 못한다
맹자 말했다. 스스로 자신을 해치는 사람과는 함께 말할 수 없다. 스스로 자신을 버리는 사람과는 함께 일할 수 없다. 말할 때마다 예와 의를 비방하는 것을 ‘자기를 해친다’고 한다. 자신은 인에 머물 수 없고 의를 따를 수 없다 하여 인과 의를 스스로 버리는 것을 ‘자기를 버린다’고 한다. 어짊(仁)은 사람이 머물 편안한 집이다. 의로움(義)은 사람가야 하는 바른 길이다. 편안한 집을 나와 거주하지 않고 바른 길을 버리고 따르지 않으니, 아아! 슬프도다.
孟子曰(맹자왈) 自暴者(자포자) 不可與有言也(불가여유언야). 自棄者(자기자) 不可與有爲也(불가여유위야). 言非禮義(언비예의) 謂之自暴也(위지자포야). 吾身不能居仁由義(오신불능거인유의) 謂之自棄也(위지자포야). 仁(인) 人之安宅也(인지안택야). 義(의) 人之正路也(인지정로야). 曠安宅而弗居(광안택이불거) 舍正路而不由(사정로이불유) 哀哉(애재).
* 여기서 曠은 ‘비우다, 버리다’ 의 뜻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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