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17) - 하늘이 큰 재산과 재주를 한 사람에게 몰아준 까닭은 그를 통해 뭇사람의 곤궁과 어리석음을 구제하려는 것인데, 이들이 오히려 뭇사람을 업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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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3 16:46 | 최종 수정 2021.08.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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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 하늘이 큰 재산과 재주를 한 사람에게 몰아준 까닭은 그를 통해 뭇사람의 곤궁과 어리석음을 구제하려는 것인데, 이들이 오히려 뭇사람을 업신여긴다면 이는 천벌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늘은 한 사람을 현명하게 하여 여러 사람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려 하는데
도리어 세상은 자신의 잘하는 바를 으스대며 남의 모자람을 들추어내고
하늘은 한 사람을 잘살게 하여 여러 사람의 곤궁함을 구제하려 하는데
도리어 세상은 자기 가진 것을 뽐내며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니
참으로 천벌을 받아 마땅할 사람들이로다.
- 誨(해) : 가르치다, 깨우치다.
- 反(반) : 도리어, 오히려.
- 逞所長(령소장) : 자기의 장점을 으스댐. 逞은 ‘뽐내다, 휘두르다’ 의 뜻이다.
- * 逞에 대한 뜻풀이는 전집 장 참조
- 形人之短(형인지단) : 남의 단점을 들추어냄. 形은 ‘드러내다, 드러나게 하다’.
- 濟 (제) : 구제함. 濟는 ‘건지다’.
- 挾所有(협소유) : 가진 것을 믿고서. 挾은 원래 ‘겨드랑이에 껴안다’ 는 뜻이나 ‘믿고 뽐내다, 믿고 의지하다’ 의 뜻도 있다.
- 凌(능) : 능멸(凌蔑)하다, 업신여기다.
- 天之戮民(천지륙민) : 천벌을 받을 죄인. 戮은 ‘칼로 베어 죽이는 것’ 을 말한다.
- * ‘이런 육실(육시)헐 놈 같으니라고!’ 할 때 ‘육시(戮屍)’ 는 ‘이미 죽은 사람을 다시 형벌을 가하여 목을 베는 것’ 을 말한다.
* 장자(莊子) 천운편(天運篇)에 ‘天之戮民’ 이란 말이 나온다.
操之則慄(조지즉율) 舍之則悲(사지즉비) 而一無所鑑(이일무소감) 以闚其所不休者(이관기소불휴자) 是天之戮民(시천지육민) - (부귀와 권세 등) 이런 것들을 쥐면 잃을까 두려워하고, 이런 것들을 잃으면 슬퍼한다. 그러면서 한 번의 뉘우침도 없이 그 멈추지 않는 정욕의 세계를 엿보는 자는 하늘의 벌을 받을 사람이다.
※ 실로 이 장의 말씀은 무시무시한 언명(言明)이다.
이 문장을 통해 나는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홍자성 이후에 나온 이단적 사상가인 이탁오(卓吾 李贄이지 1527~1602)의 그 사상적 단초(端初)를 느끼게 된다.
나아가 조금 더 후대에 나온 강유웨이(康有爲, 1858~1927)의 대동사상(大同思想) 또한 서세동점(西勢東漸)의 격변기에 나온 혁명적 사고에 바탕을 둔 변혁사상임을 짐작할 수 있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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