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13) - 덕망이 높은 사람을 두려워하면 방자한 마음이 없어지고, 서민을 두려워하면 횡포한 마음이 사라진다.

허섭 승인 2021.08.01 09:53 | 최종 수정 2021.08.01 10:37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213 - 덕망이 높은 사람을 두려워하면 방자한 마음이 없어지고, 서민을 두려워하면 횡포한 마음이 사라진다.

대인은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 되니, 
대인을 두려워하면 방종(放縱)하고 방탕(放蕩)한 마음이 사라진다.

소민(백성)도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 되니, 
소민을 두려워하면 교만(驕慢)하고 횡포(橫暴)하다는 이름이 없어진다.

  • 大人(대인) : 학문과 덕망이 높은 사람. 대덕지인(大德之人).
  • 不可不(불가불) : ~하지 않을 수 없다. 
  • 放逸之心(방일지심) : 방종(放縱), 방탕(放蕩)한 마음.
  • 小民(소민) : 미천한 사람. 일반 백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 豪橫之名(호횡지명) : 거만(倨慢)하고 횡포(橫暴)하다는 소문(所聞)과 평판(評判). 

* 여기서 豪는 ‘호기롭다’ 의 좋은 뜻이 아니라 ‘제멋대로 행동하는’ 부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떤 번역본에서는 ‘豪橫之名’ 을 ‘호방하고 자신있는 명분’ 으로 풀이하여 ‘소인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고 번역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이는 小民을 앞의 大人에 비추어 소인(小人), 소인배(小人輩)로 풀이하여 빚어진 실수이다. 일반적으로 小民이란 백성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따라서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거만하고 횡포해 진다’ 는 풀이가 논리적으로 합당하다. 십분 양보하여 ‘덕이 모자라는 소인도, 신분이 미천한 일반 대중도 경멸하지 말고 그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213 주문구(周文矩 唐 917~975 추정) 문원도(文苑圖) 30.4+58.5 북경 고궁박물원
주문구(周文矩, 唐, 917~975 추정) - 문원도(文苑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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