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15) - 마음이 기쁘다고 해서 가벼이 일을 벌이지 말고, 몸이 고달프다고 해서 끝맺음을 소홀히 하지 말라.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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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2 16:46 | 최종 수정 2021.08.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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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 마음이 기쁘다고 해서 가벼이 일을 벌이지 말고, 몸이 고달프다고 해서 끝맺음을 소홀히 하지 말라.
기쁨에 들떠 가벼이 승낙해서도 아니 되며
술 취한 기운에 화를 내어서도 아니 되며
유쾌함에 들떠 일을 많이 벌여서도 아니 되고
고달프다고 해서 끝맺음을 소홀히 해서도 아니 된다.
- 乘喜(승희) : 기쁨에 들뜸.
- 輕諾(경낙) : 가벼이 허락(許諾)함, 경솔하게 승낙(承諾)함.
- 因醉(인취) : 술 취한 까닭에, 취기(醉氣)로 인하여.
- 生嗔(생진) : 성을 내다, 화를 내다. 嗔은 ‘성내다’ ‘瞋, 嚍’ 과 같이 통용한다.
- * 불교에서는 인간의 번뇌 중 ‘탐진치-貪(탐욕)과 瞋(성냄)과 癡(어리석음)’ 을 열반에 이르는 가장 큰 장애라 하여 삼독(三毒)이라 한다.
- 多事(다사) : 일을 많이 떠벌임.
- 因倦(인권) : 피곤함 때문에, 고달프다고 해서.
- 鮮終(선종) : 마무리를 소홀히 함, 끝맺음을 제대로 못함. 鮮은 ‘드물다, 적다’ 의 뜻.
- *『논어(論語)』학이편(學而篇)에 나오는 그 유명한, ‘巧言令色(교언영색) 鮮矣仁(선의인) - 교언영색 하는 사람 치고 어질고 진실한 이는 적다.’ 고 할 적에 그 ‘鮮’ 이다.
- * 『시경(詩經)』 탕편(蕩篇)에 이런 구절이 있다. 靡不有初(미불유초) 鮮克有終(선극유종) - 처음이 있지 아니함이 없으나(처음은 있으나), 잘 끝맺음이 있음은 드물다(끝맺음이 없다).
◈ 이른바 <삼독(三毒)> 에 대하여
불교에서 말하는 근본적인 세 가지 번뇌. 탐욕심(貪慾心) · 진에심(瞋恚心) · 우치심(愚癡心)을 의미한다. 줄여서 ‘탐 · 진 · 치’ 라고도 하며, 이 세 가지 번뇌가 중생을 해롭게 하는 것이 마치 독약과 같다고 하여 삼독(三毒)이라고 한다.
탐욕(貪慾)은 탐애(貪愛)라고도 하며 자기가 원하는 것에 욕심을 내어 집착하는 것, 자기의 뜻에 맞는 일에 집착하는 것, 정도를 넘어서서 욕심을 부리는 것, 명성과 이익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불교에서는 5욕(五慾)이라고 하여 식욕(食慾) · 색욕(色慾) · 재욕(財慾) · 명예욕(名譽慾) · 수면욕(睡眠慾)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구하는 것 자체가 탐욕이 아니라 그것이 정도를 지나칠 때 탐욕이라고 한다.
한편, 여자가 가지는 욕망으로는 색욕(色慾성욕) · 형모욕(形貌慾얼굴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 위의욕(威儀慾옷치장에 관한 욕망) · 자태욕(姿態慾아름다운 몸매에 관한 욕망) · 언어욕(言語慾아름다운 음성에 대한 욕망) · 세활욕(細滑慾피부의 윤기에 대한 욕망) 등 6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진에(瞋恚)는 분노하는 것으로서, 산목숨에 대하여 미워하고 성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진에 속에는 분노뿐만 아니라 시기와 질투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진에는 수행을 하는 데 가장 큰 허물이 되는 것이며, 다스리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치(愚癡)는 현상이나 사물의 도리를 이해할 수 없는 어두운 마음으로서, 이로 인하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판단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우치 때문에 모든 번뇌가 일어나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삼독은 모두 ‘나(我)’ 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나’ 스스로에 미혹한 것이 우치이고, 그 우치 때문에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 에게 맞으면 탐욕을 일으키고, ‘나’ 에게 맞지 않으면 진에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삼독은 중생을 생사의 윤회 속으로 빠뜨리는 근원이 되고, 중생의 고통을 만드는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삼독을 제거하면 곧 고(苦)를 떠나서 열반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삼독을 없애기 위한 수행으로는 바른 견해(正見) · 바른 생각(正思惟) · 바른 말(正語) · 바른 행동(正業) · 바른 생활(正命) · 바른 노력(正精進) · 바른 인식(正念) · 바른 정신(正定)의 <팔정도(八正道 여덟 가지의 올바른 수행법)> 와 계(戒) · 정(定) · 혜(慧)의 <삼학(三學)> 을 들고 있다. 즉, 계(戒)로써 탐욕을 다스리고, 정(定)으로써 진에를 다스리며, 혜(慧)로써 어리석음을 다스린다는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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