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18) - 지인(至人)이나 바보와는 무슨 일이든 함께 일할 수 있으나, 오직 이도 저도도 아닌 어중잽이와는 아무 일도 함께 할 수 없으니 그는 억

허섭 승인 2021.08.04 18:37 | 최종 수정 2021.08.06 12:59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218 - 지인(至人)이나 바보와는 무슨 일이든 함께 일할 수 있으나, 오직 이도 저도도 아닌 어중잽이와는 아무 일도 함께 할 수 없으니 그는 억측과 의심과 시기심이 많기 때문이다. 

지인(至人)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걱정하랴마는

어리석은 사람은 아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없는지라 
가히 더불어 학문을 논할 수 있고 또한 더불어 공을 세울 수도 있으나

오직 재주가 어중간한 사람은 (제 딴에는) 사려도 있고 지식도 있다고 해서
한편으론 억측과 시기와 의심도 많은지라 매사에 함께 일하기가 어렵다.

  • 至人(지인) : 도의 극치에 이른 사람. 덕이 높고 이치에 통달한 사람.
  • 不識不知(부식부지) : 아는 것도 없고 생각하는 것도 없음.  識은 앎, 지식(知識)을 뜻하고, 知는 지각(知覺), 생각을 뜻한다.
  • 中才的人(중재적인) : 어중간한 재주, 재능을 가진 사람.
  • 一番(일번) : 한번, 한편.
  • 億度(억탁) : 억측(臆測)과 추측(推測).  億은 ‘헤아릴 억’, 臆은 ‘가슴, 생각, 마음 억’.   ‘度(법도 도)’ 는 이 경우에는 ‘헤아릴 탁’ 으로 읽는다.
  • 猜疑(시의) : 시기(猜忌)하고 의심(疑心)함.
  • 下手(하수) : 손을 댐, 일을 함. ‘착수(着手)’ 와 같은 뜻이다.

* 『장자(莊子)』 소요유편(逍遙遊篇)에

‘至人無己(지인무기) 神人無功(신인무공) 聖人無名(성인무명) - 지인은 자기(自己)가 없고, 신인은 공(功)이 없고, 성인은 이름이 없다.’ 라는 말이 보인다.

이것은 지인은 자기에 집착함이 없고, 성인은 위대한 공이 있어도 그 공을 나타내지 않으며, 신인은 자연 그대로이므로 아름답다든지 선하다든지 어질다든지 의롭다든지 하는 등의 이름으로 부를 수 없다는 뜻이다.

형호(荊浩, 後梁, 870~930 추정 ) - 설경산수도(雪景山水圖)(左)와 전(傳) 형호(荊浩) - 광려도(匡廬圖)

◈ 『장자(莊子)』 천하편(天下篇)에

不離於眞(불리어진) 謂之至人(위지지인) 

- 진리에서 (한 순간도) 떠나지 않는 사람을 지인이라 한다.

◈ 『논어(論語)』 양화편(陽貨篇)에

唯上知與下愚不移(유상지여하우불이)

- 오직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만이 (그 본성)을 바꾸지 않는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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