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시인의 명촌리 사계(四季) 42 봄날은 간다 - 메꽃(모미싹) 필 무렵
이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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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3 16:28 | 최종 수정 2021.05.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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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연분홍 꽃송이가 모미싹이라고 불리는 메꽃입니다.
옛날 보리가 익을 때면 논두렁에 지천으로 화사한 아름다움을 과시했습니다. 신기한 건 서양에도 이 꽃이 있어 <사브리느>라는 제목의 프랑스영화가 나온 일도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랄 적에 저 아름다운 꽃은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오로지 저 하얀 뿌리 <모미싹>에만 신경을 집중했습니다.
그 이유는 저 가늘고 하얀 뿌리를 삶아 먹으면 약간 달짝지근하면서 감자처럼 타박타박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먹으면 금방 배탈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 꽃이 마냥 예쁘게만 보이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초봄의 자운영과 더불어 논둑에서 피는 풀꽃 중에서는 단연 백미(白眉)에 속하는 꽃인 셈이지요.
◇이득수 시인은
▷1970년 동아문학상 소설 당선
▷1994년 『문예시대』 시 당선
▷시집 《끈질긴 사랑의 노래》 《꿈꾸는 율도국》 《비오는 날의 연가》 등
▷포토 에세이집 『달팽이와 부츠』 『꿈꾸는 시인은 죽지 않는다』 등
▷장편소설 「장보고의 바다」(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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