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시詩를 찾아서 - 목경희
목경희
승인
2021.10.27 23:37 | 최종 수정 2021.10.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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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를 찾아서
목경희
가을 끝자락에 숨어있는
詩 한 줄 찾으려 길을 나섰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마음을 스치는 詩 한 줄 구하지 못하고
포장만 그럴싸한 미사여구만 머릿속에서
모래바람을 일으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떠나지 못한 가을을 만났다.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하고
도드라진 선명한 가을 잎새의
붉은 실핏줄이 오늘의 詩가 되어 주었다.
[윤슬 생각]
이틀 동안 비가 내렸다.
가을인 듯, 겨울인 듯한 계절의 어정쩡함에 순간 짜증이 났다.
정치는 난무하나 듣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말도 없는 답답함이 치밀어 산책을 나갔다.
가을 잎새 하나가 찬바람에 바들바들 떨면서 신음 소리를 냈다.
얼마나 힘들면 저렇게 실핏줄이 선명하도록 온몸에 힘을 주고 있을까 싶어 애처로웠다.
◇목경희 시인은
▷해외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
▷제1회 시카코 한인여성회 편지쓰기 공모전 입상
▷2020년 한양문학 시부문 최우수상
▷문예마을 수필 부문 신인상
▷대한 시문학 시인마을 시부문 신인상
▷예지문학회원, 해외문학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한양문학 정회원
▷동인지 ’시야시야 - 시선‘ 정회원
▷1980년 도미, 현재 미국 시카코에 거주
▷목경희·목경화 '자매 시집'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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