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문학(주간 이현수)과 한양문인회(회장 박윤옥)이 주최하는 '2021년 한양문학상 대상'에 재미 문학인 목경희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품은 〈가을처럼 깊어져라〉. 시상식은 다음달 6일 경기도 광주시 중대동 텃골길 49, 이택재 사숙당에서 열린다.
이현수 주간은 선정 이유에 대해 "목 시인의 시가 '문학은 무용하다'는 통념을 깨고 시는 역설적으로 유용해진다는 결론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주간은 "목 시인의 문학정신은 무용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 생명력을 유지하며 독자들과 공유하고 공감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한다"며 "문학이 죽고 시가 죽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목경희 시인의 글을 읽는 사람은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 시인은 우리의 삶과 주변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을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대화하듯 탐색해왔다.
목 시인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1980년 도미, 현재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다. 해외문학 시 부문 신인상, 문예마을 수필 부문 신인상, 대한시문학 시인마을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2020년 한양문학 시 부문 최우수상 받았다. 한양문학 회원, 시인마을 회원, 문예마을 회원, 해외문학 회원, 예지문학 회원, '시야시야' 동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동생 목경화 시인과 '자매시집' 시집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를 펴냈고, 동인지 《여백, 01》, 《여백, 02》가 있다.
가을이 잔별처럼 길가에 쏟아지고 / 마른 잎들은 바스락바스락 / 소리 내며 부서지고 있다 // 허무와 고독의 잎새 / 미련 없이 낙하하는 / 이생의 가을 끝자락 // 누군가의 가슴 슬쩍 스치며 / 지나가길 바라는 노래는 / 시가 되어 흩어진다 // 가을 하늘처럼 맑아져라 / 가을바람처럼 깊어져라 / 가을 눈물처럼 비워내라 // 모든 걸 아낌없이 내어주는 / 나무의 시간 속에 / 그리움은 켜켜이 쌓여간다.
- 수상작 〈가을처럼 깊어져라〉 전문 -
다음은 목 시인의 수상 소감이다.
겨울 찬바람이 가슴속을 시리게 파고듭니다. 코로나도 여전히 기세등등하고 심지어 대선 정국까지 맞물려 여기저기 둘러봐도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없어 더 아프고 추운 계절입니다.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조그만 희망의 불씨를 살려내고 싶습니다.
미국은 내일부터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됩니다. 올해를 돌아보는 시점에 감사할 소식이 또 전해졌습니다.
'2021년 한양 문학 대상'에 제가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에 어제는 잠을 설쳤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왜, 무엇 때문에 글을 쓰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적어내는 것입니다.
춥고 시린 날, 따뜻한 온도를 전해주는 붕어빵처럼 온기가 있는 글, 더운 여름날 갈증을 해소해 주는 냉수처럼 시원하게 가슴을 적셔주는 글, 봄날의 꽃잎이 연애 세포를 살려내듯이, 가을날 떨어지는 황금빛 은행잎을 멍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그런 마음들을 적어내고 싶습니다.
비 내리는 전쟁터, 미처 챙기지 못해 버려진 군화 한쪽에 이름 모를 들꽃 하나 심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순수를 찾아서, 안갯속에 잠긴 희망을 찾아가는 순례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고도 멉니다. 격려의 물 한 모금 마시고 꾸준히, 천천히 시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귀하게 여겨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리며 한양 문학이 최고의 문단으로, 한양 문학인 모두 함께 세상 앞에 우뚝 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대표기자, pinepines@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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