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대추나무 - 목경희

목경희 승인 2021.12.16 11:42 | 최종 수정 2021.12.18 18:30 의견 0

대추나무
                    목경희

화장한 얼굴 지우니
드러난 창백한 너의 민낯
바람이 드나드는 가지 사이
언뜻 비치는 눈물, 그리고
마른 듯 거친 너의 속살

산다는 건 참으로
푸른 안개빛 슬픔 같아서
오고 가는 서늘한 눈빛
주고받는 언어의 가시들
통증의 희열을 느낀다

겨울바람 매섭지만
기다림 있어 참아내듯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대추나무 울음소리 들으며
삭혀야 하는 외로움 이어라

[사진 = Jar Koung Seo]

[윤슬 생각]
겨울 숲에 바람이 분다.
차가운 칼바람보다 더 매서운 말들이 대추나무 가지 사이로 넘나 든다. 오늘 밤에는 하얀 눈이 내려 가시 돋친 말들도 하얀 솜이불 덮고 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

윤슬 목경희
윤슬 목경희

◇목경희 시인은

▷해외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 
▷제1회 시카코 한인여성회 편지쓰기 공모전 입상
▷2020년 한양문학 시부문 최우수상 
▷문예마을 수필 부문 신인상
▷대한 시문학 시인마을 시부문 신인상
▷2021년 한양문학 대상
▷예지문학회원, 해외문학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한양문학 정회원
▷동인지 ’시야시야 - 시선‘ 정회원
▷1980년 도미, 현재 미국 시카코에 거주
▷목경희·목경화 '자매 시집'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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