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262)고령읍에 남은 대가야의 흔적 숨결

박기철 승인 2020.10.07 18:12 | 최종 수정 2020.10.07 18:18 의견 0
주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대가야읍
주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대가야읍

아홉 – 19. 고령읍에 남은 대가야의 흔적 숨결

서울의 주산은 북한산, 부산의 주산은 금정산이듯이 고령의 주산은 주산(主山)이다.
진산(鎭山)이라고도 불리는 주산(主山)이 보통명사라면 고령의 주산은 고유명사다.
높이 310m의 낮은 산이지만 산 이름로만 따지면 지존의 산이다.
주산성(主山城)을 따라 주산 정상에서 내려오니 산중턱에 둥그런 고분군들이 있다.
왕족 귀족들의 무덤이다.
가장 잔인한 장례제도인 순장(殉葬)을 하던 곳이다.
고령(高靈)이라는 지역 명칭처럼 높으신 영들이 거하는 곳이다.

여기서 고령 시내를 내려다 보니 기획창의적 생각들보다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얽히고 설키며 만감이 교차한다.
삼한 시대에 변한(弁韓)이었던 곳, 1세기부터 6세기까지 500여년 대가야의 역사를 지닌 곳, 고구려 백제 신라의 틈바구니 속에서 가야연맹의 맹주국이기도 했던 곳, 가야금을 만든 우륵이 악사로 활동했던 곳, 여섯 가야국들 중에서 가장 최후까지 버틴 곳, 신라의 역사로 이어진 곳 등등등….
이제는 가야의 역사를 뒤로 한 채 고령군 고령읍으로 남았다.
대가야읍으로도 불리니 아직도 가야의 숨결이 은은이 남아 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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