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24) 2등분 해선 얻을 수 없는 반음 묘미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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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0 19:34 | 최종 수정 2021.02.2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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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음 코드는 3도 간격인 1도-3도-5도음을 쌓아 만든다. 근음인 1도는 코드의 정체다. 3도는 장조와 단조를 결정한다. 장3도든 단3도든 3도음이 빠지면 장조(Major)도 단조(minor)도 아닌 모호한 코드가 된다. 5도는 1도와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음이다. 이렇듯 1도-3도-5도 음이 동시에 울릴 때 나는 소리는 코드의 기본이다.
그런데 7음계를 2등분하여 1도와 감5도로만 코드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럴려다 보니 3도음이 아예 없다. 완전5도에서 반음 내려간 감5도(=증4도)는 트라이톤으로 가장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낸다. 3도가 생략되어서(omit) omit3, 5도가 반음 내려왔으니 어느 일정한 근음(Root)에 대해 Romit3(♭5)라고 코드 이름을 억지로 붙일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이런 코드로 연주하기는 영 이상하겠다. 실제로 Comit3(♭5) → Fomit3(♭5) → Gomit3(♭5) → Comit3(♭5) 진행으로 기타를 튕겨 보았다. 소음같다. 불가능하진 않지만 음악이 안 된다. 괴기영화 OST로나 쓰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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