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32) 반음이 빚어내는 도미넌트 모션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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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2 16:05 | 최종 수정 2021.03.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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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두 개 코드만으로 연주해야 한다면? Ⅰ도와 Ⅴ도 코드만 써도 된다. 즉 C 메이저 스케일에서 4화음 코드를 쓴다면 CM7와 G7 만 써도 된다. 우선 C 메이저 세븐 코드는 1도 기준 화음이므로 생략할 수 없다.
그런데 왜 다른 코드들을 빼더라도 G7 코드를 선택해야만 할까? 이 질문은 음악의 화성적 흐름을 이해하는 기본 핵심 요체다. 우선 5도 음인 솔은 완전5도 아래(=완전4도 위)인 도로 가고 싶어 한다. 또한 G7 코드톤에서 3음인 시와 7음인 파는 증4도(=감5도) 음정이다. 이 음정에는 온음이 세 개 있기에 3온음(Tri-tone)이라 한다. 트라이톤을 이루는 두 개의 음들을 같이 치면 매우 불안한 소리가 난다. 그 불안함을 해결하기 위해 파는 반음 아래인 미로 가고 싶고, 시는 반음 위인 도로 가고 싶어 한다. 그러한 연유로 G7은 CM7 코드로 돌아가려는 움직임(dominant motion)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조성음악의 핵심인 도미넌트 모션도 결국 반음이 빚어내는 다이나믹스다. 우리 삶도 반음처럼 2% 떨어진 불안에서 안정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도 마찬가지다. 불안과 안정을 반복하는 것이 음악이며 인생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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