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규의 포토 에세이 '우암동으로부터의 편지' (13)만식이의 연적5
김신규
승인
2020.02.21 13:42 | 최종 수정 2021.12.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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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두 발 사뿐히 만식이만 보며 현주가 다가와 다소곳이 앉았다.
그녀는 나시키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만식이 손을 잡았다.
그만 마셔 너무 많이 마셨네.
이제 가자 응?
그라고 만식아, 내가 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나? 이 바보 바보야!
왜 이리 취했어?
만식이는 얼음이 되었고, 현주는 나시키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어리둥절했지만 행복했다, 행복하다.
만식아, 만식아. 아하, 현주가 나에게 속삭였다. 만식에게 기댈 즈음 나시키는 팍 일어나 나가버렸다. 눈치는 있는 녀석 땡큐! 나시키.
현주는 만식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현주답지 않게 직선적으로 "우리 변치 말자." 한다.
현주의 손가락이 만식이의 머리숲으로 들어와 당겼다 놨다 한다.
(당길 때는 좀 아프기는 하였다.)
아이고라! 만식이 심장은 이미 퍽하고 터져버렸다.
그리고
첫 쪽사리 .
미치고 환장 하겠다.
서로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
어설프지만 둘은 샤갈의 그림처럼 하늘을 날았다, 날고 있다.
현주는 어흥, 흥 소리를 만식의 귀로, 심장으로 그리고 밑(?)으로 밀물처럼 전해주었다.
만식이의 복받은 오른손은 여차없이 현주의 찌찌로 향했다.
정진명 詩
"내가 처음으로 너의 가슴을 만졌을 때 너무 부드러워 감짝 놀랬다."
만식이 또한 그러했고
현주의 그 갸날픈 숨소리가 더욱 그러했다.
(이게 꿈 이야 생시야!)
꿈이면 깨지 않게 하소서.
진짜면 잠들게 하지 마소서.
현주의 입과 손 또한 격렬 부드러움으로 만식이를 지배하였다.
만식아, 그만 더 이상 안돼 그만!
이윽고 후 후 으음 음 으~
이불 속 만식이의 몽정은 그렇게 끝났다.
만식이의 꿈 속 로망은 아침햇살이 가득할 만큼 만식이 방에 가득하였다.
어제 밤 현주 아빠는 필름 끊긴 만식이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김신규는
▷전업사진작가
▷우암동 189시리즈(2002~)
▷다큐작업 외 개인전 13회
▷김신규 사진인문학연구소 소장
▷알리앙스 프랑스 초대작가
▷KBS 아! 숭례문특집 총감독
▷KBS ‘포토다큐 사람들’ 다수 진행 및 출연
▷전 아트포럼 대표
▷전 부산시 산복도로 르네상스 추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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