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38) - 임진각에서도 빛나는 엄마의 미소

소락 승인 2021.02.20 14:43 | 최종 수정 2021.02.21 02:36 의견 0
안나를 데리고 임진각에서
안나를 데리고 임진각에서

아버지가 임진각으로 엄마와 안나와 함께 도시락을 싸서 나들이를 가셨다. 임진각은 6·25 한국전쟁 때문에 북에서부터 피난 내려온 실향민을 달래기 위해 파주의 임진강 강변에 세워진 곳이다. 지금은 임진각평화누리공원으로 더 넓고 멋지게 단장되었지만 저때만 해도 3층 전망대에 올라 멀리 북쪽을 바라보고 오는 것이 전부였을 시절이다. 아버지 목에 망원경이 매달려 있다. 아버지가 망원경을 집으로 가지고 온 날 나는 그 물건이 너무도 신기했다. 내가 아직도 캐비닛에 간직하고 있는 이유다.

아버지는 저 망원경으로 이북의 땅을 바라 보았을 것이다. 아버지도 역시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이시다. 북에서 피난 내려와 완전한 서울 토박이 여인인 엄마를 운명처럼 만났다. 아버지에게는 구사일생을 이루게 해준 은혜와 축복의 만남이었다. 아버지는 저 임진각 3층 꼭대기 전망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하였을 것이다. 또한 임진각에서 새삼 더욱 엄마를 만난 것에 감사하였을 것이다. 썬글래스를 낀 엄마 얼굴이 더욱 더 화사하게 빛나 보인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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