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 (92) - 엄마 덕분이라고 고백하는 이쁜이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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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4 20:13 | 최종 수정 2021.04.1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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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동생은 나한테 고모이고 엄마한테 시누이다. 엄마의 큰 시누이인 큰 고모에게는 이쁜 딸이 있다. 어릴 적부터 별명이 이쁜이였다. 아직도 본명보다 별명으로 부르는 게 자연스럽다. 이쁜이는 친정이 대구다.
이쁜이는 자라서 별명과는 다르게 활기찬 여군이 되었다. 몸은 작았지만 당찼다. 전역을 하고 서울에서 살게 되었다. 엄마는 이쁜이가 시집가기 전에 이쁜이를 엄마 집에서 데리고 3년 정도 살았다. 그래서 이쁜이는 나와 사촌이지만 우리 집 사정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안다. 특히 엄마가 어떻게 살아 오시고 있는지 잘 안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난폭해지시면 얼마나 엄마가 괴로워 했는지 너무 잘 안다.
같은 한 지붕 밑에서 사는 이쁜이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쁜이는 우리집 3년 생활을 잘 견디고 시집을 갔다. 얼마 전 이쁜이가 나은 삼남매와 점심을 같이 먹고 싶다며 엄마가 부르셨다. 2남1녀 아이들도 잘 키웠다. 큰 아이는 공군사관학교에 들어갔다. 이쁜이는 이 모든 것을 엄마가 베푼 덕이라고 했다. 엄마 집에서 살면서 엄마한테 배운 점이 많다고 했다. 그렇게 말해주는 이쁜이가 고맙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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