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여행 중의 비늘 조각 모음 / 석정희

석정희 승인 2021.01.18 15:51 | 최종 수정 2021.01.20 10:52 의견 0

여행 중의 비늘 조각 모음 / 석정희

데스 밸리

이 들판이!
왜 죽음의 골짜기라 불리우는가
바람의 무덤이
삶의 앙금이 되어 가라앉아
떠낼 수 없는 어제가
누워 있어서는 아닐까
물음표만 찍는다

라스베가스

하다하다 못해
여기까지 왔구나
사막을 건너던 무리의
오아시스도 아닌
놀랍고 낯설어 황당한
세상 속에
별똥별 하나 버려져 있다

세도나

햇빛도 멈춰 있기만한 듯
깎아지른 바위산 틈으로
드려다 보는 건너편이
더욱 환하다
시험관 속에 내가 들어 있다

멕시코

챙 넓은 모자를 쓴
마리아치의 구슬픈 가락
햇볕을 가린게 아닌
누군가에 부끄러워
저렇겠구나
가락에 담긴 어제가
아직도 살아서
길손의 가슴을 부채질한다

솔뱅

바다도 얼음바다
바다를 누비던
바이킹의 후예들
닻을 내린 뭍.
거친 파도 넘나던
기품 바람에 실어
풍차에 실어 달래고 있는
산 너머에 바다 있는 것을......
 

요세미티

창세기를 읽는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생각이지만
물러서지 않는 숲에 갇혀
언덕 위에 어슬렁대는
곰을 본다
귀에 익은 저 소리는
거리의 자동차들일까 하는
앞에 쏟아져 내리는
한줄기 폭포
하늘이 열리던 때부터
멀리도 와 있다

그랜드캐년

크게 난 상채기에
흐르는 물은 신의 피라 하자
그 피 마르지 않고
오늘을 날라다 놓았구나
우리는 지금 그 위에
넋을 띄워 보내고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

흐르기만 하던 물
심술 부리고 있다
한 번 서보자는 것일까
세상일에 폭폭하던 가슴
쓸어내리고 있다
참.참.참......

그랜드캐년 [픽사베이]

<시작노트>

이곳 로스엔젤레스는
천사의 도시라고 하는데
날씨도 일년 12달
봄 날씨 가을 날씨이기에
시간만 나면 자주
식구들과 여행을 합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생각한 여행 중의 느끼는 마음
창조주의 섭리, 자연의 아름다움,
사람들의 행사를 비늘 조각
모음으로 담아보았습니다.

난석 석정희

◇석정희 시인은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 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및 미국LA 본부장
▷계간 『한국신춘문예』 심사위원(현) 등
▷수상 :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대한민국장인(시문학)유관순 문학대상 , 탐미문학상 등
▷시집 《Alongside of the Passing Time 》(5인 공저 영시집), 《Sound Behind Murmuring Water》(4인 공저 영시집),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나 그리고 너》, 《The River》(영문시집),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가곡집 《사랑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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