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 조송현의 과학 토픽】유클리드우주망원경이 보내온 환상적인 우주 풍경화

조송현 승인 2024.06.12 12:46 | 최종 수정 2024.06.12 16:16 의견 0

Q1. 요즘 우리 유튜브만 봐도 과학, 특히 우주와 천문학에 높은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내용을 해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무슨 내용인가요?

--> 오늘은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놀라운 우주 장면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미국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발견을 많이 전해드렸는데, 이번엔 유럽의 자존심,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의 미션과 첫 과학적 성과를 소개하겠습니다.

Q2. 허블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등 망원경경 이름은 현대 과학자, NASA 책임자이름인데 유클리드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 이름 아닌가요? 유클리드가 이 망원경 미션과 관련이 있나요?

--> 이름이란 원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죠. 관련이 있죠. 유클리드는 기원전 300년쯤에 살았던 수학자인데 기하학의 창시자입니다.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발행된 책이라고 합니다. 우리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밀도는 기하학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이 미분기하학이라는 수학적 언어로 표현된 것도 이 때문이죠. 유클리드의 미션이 바로 우리 우주의 기하학 지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Q3. 기하학의 창시자 유클리드와 우주의 기하학 지도를 만드는 유클리드 우주망원경, 이렇게 연결되는군요. 유클리드 우주망원경, 지난해 7월 발사되었죠, 미션을 풀어 설명해주시죠?

-->우주의 기하학 지도를 그리려면 우선 우리 우주 안에 무슨 물질들이 들어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아직 무슨 물질인지 모르는 게 있는데 그게 바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입니다. dark라는 건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고 붙인 겁니다. 유클리드 미션 한마디로 요약하면 ‘어두운 우주를 탐사한다’입니다.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우주 가속팽창 등 우리 우주의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는 겁니다.

Q4. 제임스 우주망원경과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의 임무 차이를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임무는 우리 우주의 모든 단계를 탐사합니다. 물론 심우주와 제2의 지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하지만요. 이에 비해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은 ‘어두운 우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유클리드의 장점은 희미한 것과 밝은 것, 먼 것과 가까운 것, 작은 행성과 거대한 은하단을 모두 한 장면에 담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은하의 모양을 관측하는 가시광선 카메라(VIS)와 은하의 밝기와 거리 등을 측정하는 근적외선 분광계·광도계(NISP) 두 가지 관측장비를 탑재했죠. 6억 화소의 가시광선 카메라는 지상의 천체망원경보다 4배 이상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시야각은 허블의 200배입니다.

Q5.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의 미션이 뭔지 알겠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유럽우주국이 발표한 개요을 들어볼까요?

--> 유럽우주국은 지난주 홈페이지를 통해 ‘ESA's Euclid celebrates first science with sparkling cosmic views.’(ESA의 유클리드가 눈부신 우주 풍경과 함께 첫 과학적 성과를 축하하다‘라는 제목으로 전례 없는 새로운 5개의 장면과 분석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유클리드의 첫 풀컬러 사진은 기능 테스트적 성격이었고, 이번에 공개한 것은 그들의 표현대로 첫 과학적 발견이라고 평가합니다. 이것은 사진뿐 아니라 과학 데이터와 함께 10개의 과학논문이 아카이브에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사진은 유클리드의 초기작 17개 천체 중 일부입니다. 유클리드는 향후 6년간 수십억 개의 은하를 관측해 하늘의 1/3을 매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벨2390 은하단

Q6. 이제부터 유클리드의 첫 과학적 성과인 장면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첫 장면은 무엇인가요?

--> 첫 번째 사진은 암흑물질 추적 단서를 품은 은하단 아벨 2390입니다. 북쪽 하늘 페가수스자리 방향으로 27억 광년 거리에 있죠. 이 이미지는 5만개의 은하계를 보여주면 하늘에 거대한 곡선 호가 보이는데, 이는 중력렌즈 효과로 나타난 겁니다. 그 중 일부는 실제로 멀리 떨어진 동일한 물체를 여러 번 본 것입니다. 유클리드는 암흑 우주를 탐험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렌즈 현상(먼 은하계에서 우리에게 오는 빛이 중력에 의해 구부러지고 왜곡되는 현상)을 사용하여 은하단과 다른 곳 모두에서 암흑물질의 양과 분포를 간접적으로 측정합니다.

Q7. 중력렌즈 역할을 하는 암흑물질을 찾아낸다! 신기합니다. 그런 게 아벨 2390 은하단에서 포착되었군요. 다음 장면은 뭔가요?

--> 별 탄생지인 메시에 Messier 78입니다. 오리온 자리 쪽 1350광년 거리에 이는 반사성운입니다. 유클리드(Euclid)는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여 이 보육원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았고, 별 형성의 숨겨진 영역을 처음으로 노출시켰습니다. 여기서 목성 질량의 불과 몇배에 불과한 천체를 발견했는데, 여기서 별보다 작은 천체를 관측한 건 처음이죠. 적외선 장비로 30만개가 넘는 새로운 천체를 발견했습니다. 대부분 갓 태어난 별이죠.

메시에 78 성운

Q8. 별 탄생지를 깊숙이 들여다봤군요. 다음 장면도 소개해주시죠.

--> 현재 우주 대부분의 별을 형성하고 있는 은하의 원형인 NGC 6744(나선은하 6744)입니다. 남반구 하늘의 공작자리 방향으로 3100광년 거리에 있죠. 유클리드의 넓은 시야는 은하 전체를 포괄할 뿐 아니라 나선은하 나선팔의 세부공간도 잘 포착한다고 합니다. 보통 나선팔에서 별이 탄생하거든요. 이 사진에서 나선 팔에서 가스와 먼지덩어리가 깃털 모양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음에 과학자들은 주목합니다. 먼지와 가스가 별 형성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라는 거죠. 과학자들은 우주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별 집단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그리고 별이 현재 형성되고 있는 위치를 지도로 그릴 계획입니다. 나선형 은하에 숨은 물리학을 밝혀내는 거죠.

NGC 6744(나선은하 6744)

다음 장면은 은하단 아벨 2764인데요, 남반구 하늘 봉황자리 방향 10억 광년 거리에 있죠. 이 은하단은 역시 아벨 2390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암흑물질을 영향을 받고 있는데, 그 후광 내에 수백 개의 은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클리드의 특징 중 하나는 시야가 넓다는 건데, 이 사진은 그 특징을 잘 살린 겁니다. Abell 2764와 주변 환경의 전체 모습을 담았죠. 그 덕분에 과학자들은 성단의 반경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프레임에 남아 있는 멀리 있는 은하계를 볼 수 있죠.

아벨2764 은하단

Q9. 대미를 장식할 다섯 번째 사진은 뭔가요?

--> 황새치자리 방향 6200광년 거리의 도라도 은하군인데요, 진화하고 병합 중인 은하입니다. 유클리드가 도라도 은하군에서 진행 중인 상호작용의 결과로 보이는, 아름다운 조석 꼬리와 함께 진화하고 합병하는 은하들을 '실시간’으로 포착한 거죠. 과학자들은 이 데이터 세트를 사용하여 은하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연구하고, 암흑 물질 후광 내에서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하고 우주 역사 모델을 개선하려고 합니다.

도라도 은하군

이들 이미지를 통해 유클리드의 다재다능함이 확인됐다고 ESA 측은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매우 밝은 것부터 매우 희미한 것까지 다양한 은하계를 볼 수 있었고요. 넓은 시야, 뛰어난 깊이, 높은 공간 해상도의 독특한 조합 덕분에 작은(성단), 더 넓은(은하핵) 및 확장된(조수 꼬리) 특징을 모두 하나의 프레임에 포착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는 겁니다. 유클리드는 은하의 역사와 역학을 추적하기 위해 구상 성단으로 알려진 먼 개별 별 성단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 /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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