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오늘도 평행선 / 조희선
조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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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4 20:21 | 최종 수정 2021.01.1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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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행선 / 조희선
사선(斜線)에서 우리로 만나
마주 바라보고 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손잡았다
나도 몰랐고
너도 몰랐던
그 길
가지런히 뻗은 길이여야만
기차는 달릴 수 있고
생을 퍼담는 삽날이 날카로워야 하는 줄 알았다
교차로를 만나면
오싹한 한기를 느꼈고
한동안 떨림에 힘들어했었지
어둠의 한 귀퉁이에서
녹슨 기적소리가 업혀 올 때
희미하게 바랜 등불은 반짝 순간을 밝힌다
예리하게 잘려 나간
시간의 파편들이 품었던 꿈은
부정교합이었음을 드러내는 허무
살아보니 알겠더라
평행선은 내 것도 아닌, 너의 것도 아닌
공통의 삶이었다는 것을
한곳으로 모이는 시선은 오직
부딪침을 경계하며 바라보는
하나의 꼭짓점에 다가서고 있었음을
<시작노트>
우리네 삶의 끝은 똑같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많이 배운 사람, 무식한 사람...
어떤 삶을 살았던 그것은 하나 중요하지 않다.
손가락 펴서 펼쳐 놓아 버리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이승의 껍질을 벗어버리면
돌아갈 곳은 모두가 한 곳이다.
서로가 바라보는 시선은 평행을 달리지만
목적지는 하나라는 것,
이것이 우리네 인생인 것을.
◇조희선 시인은◇
▶한맥문학에서 시 등단
▶서울문학에서 수필 등단
▶한양문학 정회원
▶「가슴 울리는 문학」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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