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우생마사(牛生馬死) / 조희선
조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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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22:23 | 최종 수정 2021.01.07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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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마사(牛生馬死) / 조희선
짙은 어둠이 더욱 깊어질 때
가슴이 먼저 태동음 들어
굴리던 눈동자 멈칫거린다
떠날 시간이 다가와
미세한 떨림으로 새벽 느낄 즈음
등 뒤 엷은 미소
깜빡이다 이내 사라진 자리에 선
너는 말이 없었고
어깨에 내린 햇살 안타까이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 밤 주검의 그림자는
주변 맴돌며 파고를 타는데
펼치는 저 빛마저 평화로우랴
물이 새날을 슬프게 걸으면
얼음장 뚫은 거룩한 꿈으로
빚다 지친 가녀린 끈의
미세한 떨림마저 두렵게 다가선다
우직한 너에게 기대를 걸었다
성급한 어리석음을 벗어 던지는 간절함으로
*우생마사: 우직하게 물살을 타는 소는 물 밖으로 나와 생명을 부지하나, 성질급한 말은 물살을 거스르다 결국 목숨을 잃는다는 뜻.
<시작노트>
어제와 같은 자리에서 솟아나는 해를
맞이하면서 내 감정이 엇갈리는 이유는
숨 막히는 경자년을 보내고 우직한 소의
해를 맞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발등에 떨어지는 불만 보고 있는 내 마음을
아는 듯 슬쩍 구름 사이로 내밀며 열적은 듯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
신축년은 숨통 트이기를 비는 마음으로.
◇조희선 시인은◇
▶한맥문학에서 시 등단
▶서울문학에서 수필 등단
▶한양문학 정회원
▶「가슴 울리는 문학」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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