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김도훈의 '나를 찾는 유럽 순례' - (11) 포르투,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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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1 18:00 | 최종 수정 2021.05.0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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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시작한 포르투에서의 둘째 날.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렐루 서점을 구경한 후 루이스 1세 다리에서 야경을 즐기는 날이다. 딱히 서둘러 움직일 이유가 없었기에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보낸 후 숙소를 빠져나와 제일 먼저 향한 맥도날드. 포르투는 대중교통을 탈 필요도 없이 약간 걷기만 하면 포르투의 주요 명소(루이스 1세 다리, 렐루 서점, 클레리구스탑 등등)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도시(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기에)였는데, 머물던 숙소 또한 포르투 중간 지점에 위치하여 더욱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다.
숙소에서 15분 정도 걸어갔을까? 도착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 점심시간 전에 갔음에도 불구 역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았는데, 외관에 청동으로 만든 익숙한 독수리 문양이 강렬한 눈빛으로 우리 일행을 맞이해주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진을 통해서만 보던 독수리를 직접 눈으로 바라보니 신기하기도 했는데, 해리포터 영화가 연상되는 독수리를 지나쳐 들어온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에 샹들리에까지 갖춘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괜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가 아니구나! 감탄하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레스토랑이었던 곳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에서 먹어 본 햄버거. 다만 햄버거 맛은 어딜 가나 다 똑같았다. 딱히 엄청 더 맛있고 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좋았던 점은 우아한 기분으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식사 도중 화장실을 다녀온 은우가 밑에 사람이 쓰러졌다고 하더니 갑자기 맥도날드 앞에 응급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필 코로나가 막 중국에서 창궐하기 시작한 때여서 뭐지? 코로나 때문인가? 이런 생각에 급히 맥도날드를 빠져나왔는데, 가뜩이나 포르투갈에 중국인들이 단체 관광으로 많이 온 상황이라 더욱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약간의 꺼림칙함도 잠시 금방 되찾은 평온함 마음으로 걸어서 도착한 렐루 서점. 렐루 서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인 동시에 호그와트의 '움직이는 계단'의 모티프가 있다 하여 유명해진 곳으로 입장권을 따로 구매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렐루 서점의 입장권은 5유로였는데, 서점의 인기가 워낙 많아 표를 10분 정도 줄을 선 끝에 구매할 수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입장한 렐루 서점. 내부 또한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특히 해리포터 영화에서 호그와트 교장 덤블도어 방으로 가기 위한 계단이 연상되기도 하는 렐루 서점의 유명한 계단에서 사진 찍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하지만 해리포터 영화를 상당히 좋아한 필자로서 사진을 꼭 찍어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기에, 의지의 한국인답게 무수한 기다림 끝에 기필코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후 홀가분한 기분으로 여기저기 둘러본 서점은 해리포터 관련 책들도 많이 보였고, 분위기 또한 해리포터 영화가 많이 연상되었다.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포르투갈어로 된 책을 집어 읽어보기도 하면서 서점을 즐기다가 더욱 몰려드는 사람들을 피해 서점을 빠져나왔다.
렐루 서점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해물과 문어 요리로 저녁을 먹고 이후 숙소에서 잠시 쉬면서 야간에 루이스 1세 다리에서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은우가 감기에 걸린 건지 몸살 기운에 아파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문득 오전 맥도날드 사건이 떠오르면서 신경이 쓰이기도 했는데, 그냥 감기기에 조금만 쉬면 괜찮을 거라 믿으며 은우는 숙소에서 쉬게 하고 혜원이랑 향한 루이스 1세 다리.
포르투 도우루 강에 세워진 포르투의 또 하나의 랜드마크 동 루이스 1세 다리는 상층은 보행자와 트램이 다니는 길이고 1층은 보행자와 차들이 다니는 구조인데, 오늘은 도우루 강변을 따라 걸으며 구경하기보다는 다리 위에서 야경을 즐기기로 했다. 생각보다 다리 위를 지나가는 사람이 엄청 없었음에도 한국 밤거리처럼 왠지 모르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다리 위의 느낌과 분위기도 아름답고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야경도 너무 예뻐 저절로 춤이 나왔다.
다리 위에서 혼자 춤을 추기도 하고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트램에 인사를 나누기도 하면서 루이스 1세 다리 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실컷 포르투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낸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정말 포르투에 오길 잘했다. 포르투 너무 좋다.’ 정말 리버풀 다음으로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는 내 집 같은 느낌을 받게 된 도시이다. 내일은 와이러니 투어가 예정되어 있는데 또 어떤 행복한 일이 펼쳐질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인문학당 달리 청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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